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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다가오는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20대 청년과 대학생들이 진보로부터 등을 돌렸다’는 내용의 이른바 ‘20대 보수화’설(說)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수언론이 해당설을 유포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20대가 투표장에 많이 올수록 유리하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20대 대학생인 나로서는 전혀 동의할 수가 없어 주변의 동기와 후배들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돌아온 대답은 “아무리 진보가 부족함이 있어도 적폐들보다야 훨씬 낫지 않느냐”였다. 그렇다면 지금 언론들은 왜 ‘20대 보수화’ 설을 유포하고 있을까? 과연 이들이 주장하는 ‘20대 보수화’는 사실일까?
보수야당은 ‘20대 보수화’ 설은 2019년 검찰개혁 정국을 거치며 꾸준히 제기해왔다. 이들은 당시 소위 ‘SKY’로 일컬어지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서 진행된 ‘조국 규탄 시위’를 근거 삼아 ‘20대들이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한 586(민주화)세대에게 분노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을 퍼뜨려왔다. 하지만 그들이 근거로 삼은 이른바 ‘조국 규탄 시위’는 극우단체 및 보수야당에 당적을 지닌 이들이 주도한 것이었고 전국 대학가로 확산되지 않았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해당 시위가 20대 전체의 의사를 대변한 것이라 할 수 없다. 또한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비리 사안에는 분노하지 않는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에 ‘선택적 분노’라는 냉소적 비판이 잇따르기도 했다.
이는 당시의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입증이 가능하다. 2019년 9월 17~19일 행해진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19~29세의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33%로 가장 높았으며 조국 (당시) 후보자의 사퇴를 적극 주장했던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바른미래당(12%)에도 밀려 고작 10%에 불과했다. 같은 해 9월 16~18일 행해진 리얼미터의 조사 또한 19~29세의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39.2%로 가장 높았으며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24.9%로 10% 이상 차이를 보였다. 해당 시기 보수야권과 언론이 제기했던 ‘20대 보수화’ 설이 거짓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0년 총선에서도 20대는 수구적폐 세력 심판을 위해 표를 행사했다. 21대 총선에서 20대의 투표율은 58.8%로 최근의 총선보다(18·19·20대)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총선 직전에 행해진 한국갤럽의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29세의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31%였던 반면, 미래통합당은 15%에 불과했다.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 또한 더불어민주당이 44.2%, 미래통합당이 25.3%로 20% 가량 차이가 났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최근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 또한 ‘20대 보수화’ 설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없다. 올해 3월 23~25일 행해진 한국갤럽의 정당지지도 조사결과 19~29세의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26%로 가장 높았으며, 국민의힘은 12%, 안철수가 속해 있는 국민의당은 5%로 집계됐다. 3월 29~31일 행해진 리얼미터 조사결과에서는 더불어민주당 21.1%, 국민의힘 33.4%, 국민의당 14.6%라는 상반된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양측 모두 신뢰도 95%로 어느 한쪽을 맹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봤을 때, 대통령 지지율과는 별개로 20대들은 꾸준히 적폐 세력이 아닌 민주개혁 세력을 선택해왔다.
올해 3월 31일 방송 3사(KBS·MBC·SBS)가 코리아리서치·입소스·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20대의 박영선 후보 지지율은 20.9%, 오세훈 후보 지지율은 35.5%로 집계되었다. 하지만 ‘지지하는 후보 없음’을 선택한 24.2%의 표가 어디로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 또한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관련해 계속된 말 바꾸기, 용산참사 망언을 고려할 때 20대가 오세훈 후보를 선택하리라고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
이처럼 근 2년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보수야당이 주장하는 ‘20대 보수화’ 설은 허상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20대들은 왜 보수야당을 지지하지 않을까? 답은 간단하다.
보수야당은 20대가 싫어하는 소위 ‘꼰대’적 행보를 이어가며, 청년문제에 있어 그 어떤 정치적 해답도 내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2019년 이른바 ‘민생투쟁 대장정’을 진행하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중소기업 방문 중 “다들 대기업, 공무원만 되려 한다. 중소기업에 멋진 사내카페를 만들면 청년들이 취직을 하려 할 것이다”라고 발언해 청년들의 조롱을 받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촛불혁명을 거치며 지지층이 사분오열한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야당이 민주개혁진영의 ‘40·50(70년대생)세대’와 같은 굳건한 지지층을 만들기 위해 20대의 ‘보수성’을 조작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 추정할 수 있다.
물론 20대가 현 문재인 정부를 적극 지지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20대의 ‘보수성’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바랐던 개혁정책의 좌절에 따른 실망감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분노에서 드러나듯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넘어 주거불안정 문제를 비롯한 ‘사회적 불평등’의 해결을 바라며 민주개혁 세력에 투표를 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가운데 정부·여당에 대한 불만이 축적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20대 청년·대학생들의 모습이다.
현재 서울에서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후보의 낙선을 호소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거리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초등학생 시절 자신들을 부자와 빈자로 가르고, 강남과 비강남으로 가르며 밥그릇을 빼앗고자 했던 차별주의자 오세훈의 시정을 경험했던 이들이 투표로써 심판하겠다는 것이다. 오세훈 후보의 낙승을 예상하는 언론들의 보도와는 달리 현장에서는 대학생들에 대한 지지와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은 오세훈 후보가 입으로만 청년을 운운하고, 실상은 투기 광풍을 불러일으키는 불도저식 재개발 공약투성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청년들은 보수야당의 아전인수식 해석을 검증도 없이 그대로 실어 나르는 언론에 휘둘리지 않고 적폐청산과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것이다. 다가오는 재·보궐선거에서 청년들이 정치의 주인임을 다시금 각인시켜줄 필요가 있다.
출처 | https://www.ddanzi.com/free/675516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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