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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짝 소년단에 대한 의정부고 학생들의 패러디가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들의 주장에는 어딘가 이상한 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비하나 조롱의 의미가 없는 순수한 모방과 재연으로서의 패러디는 그 자체로 비하나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에 관한 표현의 자유를 누린다. 그런데 다른 인종의 인물을 모방하거나 코스프레, 패러디 하는 것은 괜찮지만 유독 흑인을 모방하는 것만큼은 인종차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지성인이라면 이에 대해 의문을 품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일부에서 어떻게 생각하든 패러디나 코스프레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그 때마다 논란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이 문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것이 인종차별이라면 어떤 이유에서, 즉 어떤 점 때문에 인종차별인 것일까?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선 인종차별의 기준에 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인종차별의 판단 기준
관짝 소년단 패러디 사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모욕 유형의 인종차별이다. 다시 말해 만약 그것이 인종차별이라면 그것은 타인을 모욕하는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것이 모욕에 해당하는가? 타인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것, 웃음거리로 삼으려는 것처럼 타인의 존엄이나 위신을 깍아내리는 행위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기준에 의할 때 과거 한국 사회에서 인식하지 못했지만 시커먼스의 경우처럼 흑인으로 분장한 채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함으로써 흑인이라는 존재를 웃음거리로 삼는 행동은 명백히 인종차별적 행위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그야말로 서구의 소위 블랙페이스의 한국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어서, 당시에 우리는 정말로 인식이 부족했던 것이다. 심윤지 기자를 비롯한 사람들이 논거라고 생각하는 서구 사회의 블랙페이스도 그것이 인종차별에 해당하는 이유는, 그것이 당시 차별 받는 존재였던 흑인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행위, 즉 흑인이라는 존재를 명백히 웃음거리로 삼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패러디는 모욕이 아니고 인종차별도 아니다
이처럼 단적으로 말해 흑인을, 특정 인종이나 민족 집단을 웃음거리로 삼는 행동이 인종차별에 해당하므로, 비하와 조롱 행위가 아닌 패러디와 같은 단순한 모방은 비하도 모욕도 아니고 따라서 인종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 이는 패러디나 코스프레, 오마주와 같은 모방 행위는 모욕 행위가 아니며 따라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상식적 도덕 기준에 의한 판단이다. 보도에 의하면 당사자 쪽에서도 한국에서의 패러디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하는데, 그의 반응 역시 이러한 상식에 따른 판단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샘 오취리는 나중에 사과하기는 했지만 이것이 인종차별에 해당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그가 누구든 (샘이든 심이든) 한 사람의 느낌과 감정이 도덕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누구든 단순히 내가 기분이 나쁘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으며, 잘못이라고 판단하는 이유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이유는 보편적 도덕 기준에 속하는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달리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제시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샘의 경우는 단지 자기 느낌을 말한 것뿐이므로 너무 비난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인종차별이라는 논조의 기사와 댓글에 다수 언급된 사례 중 하나로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 사례가 있었다. 카페에서 점원이 컵에 눈이 찢어진 동양인 모습을 그려서 준 사례를 말하는 것 같다. 이 경우 역시 인종차별적 모욕 행위로 간주되는 이유는 그것이, 특히 상황을 고려했을 때 동양인을 비하하는 무례한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손님을 응대하는 사람은 모든 손님을 그저 손님으로서 존중해야 할 뿐 남의 신체적 특징에 관심을 보이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며, 쓸데없이 언급하는 것은 더더욱 금물이라는 것은 보편적 도덕 상식에 속한다. 인종을 떠나서 그 상황, 그 입장에서 그런 행동은 이미 그 자체로 대단히 부적절하고 무례한 행동인 것이다. 상대가 동양인이라고 해서 그처럼 무례한 행동을 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것은 명백한 인종차별 행위인 것이다. 이처럼 애초에 전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사례를 언급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진심으로 깊은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느꼈다. 유독 동양인에게 다른 손님에겐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상식을 벗어나는 무례한 행동을 한 사례와 단순히 모방한 사례가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자의 사례가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 잘못된 것인지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들은 도대체 왜 비판적 사고를 하지 않는가? - 경향신문의 무모함
누구에 대한 것이든 그것이 단순한 패러디나 코스프레라면 도덕적으로 허용된다는 상식에 대해 경향신문의 심윤지 기자는 실로 고집스럽게 도전해왔다. 이 신문은 위근우 씨의, 논거라고는 찾을 수 없고 오로지 주장만 가득해서 똑같이 아무런 설득력 없는 칼럼까지 보태는 집요함을 보여줬다. 일련의 기사들을 보면서 나는 정말 답답했고 그래서 꼭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이다. 도대체 당신들은 한번 쯤 생각이나 의심이라는 걸 해볼 줄 모르냐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전혀 설득력 없는 주장을 한두 번도 아니고 너무나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는 걸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그것이 인종차별 행위라고 주장하려는 지성인이라면 그가 자신에게 던졌어야 할 첫 번째 질문은 “인종차별이라면 정확히 어떤 이유와 기준에 의해 그렇게 판단하는 것인가?”라는 것이다. 나는 그들이 과연 이런 과정을 거쳤을지 의심스럽다. 실제로 차별이라는 논조의 기사들 대부분에서 그런 흔적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심윤지 기자는 최근의 칼럼 형식의 기사에서 서구 사회의 블랙페이스 문화가 금기시 된다는 점을 나름의 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가 나름 고민을 해봤다고 쳐도 그 나름의 추론이라는 것은 “서구 사회에서 블랙페이스는 금기시 된다, 의정부 고등학생들의 패러디도 그와 유사하므로 인종차별이다.”라는 단계에서 그쳤던 셈이다. 어딘가 이상하다는 점을 눈치 채지 못한 채 말이다. 그가 도달하지 못한 단계는 다음과 같다. “블랙페이스가 인종차별이라면 어떤 이유에서 그러한가?”, “그와 동일한 이유로 관짝 소년단 패러디도 인종차별이라고 볼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사람은 올바른 결론에 도달했을 것이다.
진지하게 사고하는 지성인에게 정말로 중요했던 것은 블랙페이스라는 잘못된 관행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인종차별로 간주되는 이유였다. 왜냐하면 그것이 판단 기준이 될 테니까. 반면 어떤 사람들은 서구의 선진 인권국가에서는 금기시 되는 것(?)인데 그걸 모르는 무식한 대중을 가르쳐 보겠다는 의욕에 불타올랐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의 지성은 한참 앞서가는 의욕을 미처 따라가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 https://blog.naver.com/novushomo/2220624500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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