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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에 앞장서온 인권운동가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후원금 사용처 등을 두고 문제를 제기한 뒤 처음으로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전 정의연 이사장)를 만났다. 다만 10분 이내의 짧은 만남을 갖는 동안 두 사람은 갈등을 풀지 못했다. 이 할머니는 <한겨레>에 “용서한 것 없다”고 밝혔다.
이용수 할머니는 20일 대구의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만나 “(윤 당선자가) 와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데 대체 무슨 용서를 비는지 저는 분간하지 못했다. 그래도 30년을 같이 했는데, 얼굴이 해쓱해서 안됐길래 손을 잡고 의자에 앉으라고 했다”며 “기자들이 용서를 해줬다고 하는데 그런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할머니는 “‘다른 거는 법에서 다 심판할 거’(라고 말했고) …. ‘내가 조만간에 며칠내로 기자회견을 할 테니 그때 와라’, 그 말만 했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자가 정의연 이사장을 맡았을 때 개인계좌로 후원금을 모은 사실 등을 두고 정의연의 회계처리와 관련한 의혹이 번지는 가운데 이 대목을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짚은 것이다. 앞서 7일 수요집회 등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이 할머니는 심적 부담에 시달려 거처를 옮기며 지내왔다. 이 할머니는 이날 “제가 죽지 못해 산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 할머니와 가까운 이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윤 당선자는 19일 밤8시50분께 이용수 할머니가 머물고 있는 대구의 한 호텔을 찾아가 5분 가량 이 할머니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자는 이 할머니에게 무릎을 꿇은 채 “죄송하다”며 용서를 구했다고 한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자가) 와서 한번 안아달라고 하길래 한번 안아줬다. 그러니까 늙은이 마음이 또 그렇지 않고 하니까, 한번 안아주니까 눈물이 쏟아지더라. 그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할머니가 윤 당선자에게 ‘네가 사과할 게 뭐가 있고 내가 용서할 게 무엇이 있느냐. 어차피 여기까지 와버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만남은 윤 당선자가 이 할머니 쪽에 연락을 하지 않은 채 숙소를 찾아와 갑작스레 이뤄졌다. 윤 당선자는 정의연 활동 등 논란이 불거진 뒤 할머니와 여러 차례 만남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이 할머니를 잘 아는 또다른 관계자는 “당신께서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오랫동안 마음에 담고 살았던 이야기를 하신 것이어서 쉽게 갈등을 풀고 말고 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 참가한 이들이 낸 성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오는 25일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윤 당선자와 정의연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https://news.v.daum.net/v/20200520175629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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