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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11552
    작성자 : 문해서
    추천 : 6
    조회수 : 1958
    IP : 121.164.***.98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7/12/26 01:46:21
    http://todayhumor.com/?wedlock_11552 모바일
    인생선배님들 조언을 구합니다 (결혼에 대해서)
    제가 판단이 서지 않아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어 부끄럽지만 글을 올립니다.

    저는 여자친구와 약 10년을 사귀었고, 여자친구가 30대 중반에 들어서는 내년쯤에 결혼을 할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같은학교 동문 선후배 사이로 만나 친해져서 자연스럽게 사귀게 된 두사람은 흔히 드라마에서 나오는 불타는 사랑은 
    없었습니다. 서로에게 익숙해졌고 정신차려보니 애인이 된 상태였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힘든 취준생활을 넘어서고, 
    둘다 30대 초반이 된 나이가 되고 경제력이 안정되면서 무난한 관계를 이어갔습니다. 

    올해 중순쯤 여자친구에게 내년 말쯤에 결혼하는게 어떻겠냐라고 생각을 해보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하지만 진지한 생각이었던 저와는 다르게 여자친구는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는듯 했나 봅니다. 
    처음에 가볍게 동의하던 여친은 제가 결혼에 대한 내용을 구체화 해갈수록 결혼애기만 나오면 표정이 매우 어두워졌고,
    이후에 눈을 피하고 말수가 없어졌습니다. 

    결혼이라는 굴레가 자신을 속박하게 될 거란것에 매우 불안하고, 평범하지않은 가정환경과, 경제적 여력, 자신의 커리어, 
    자유등을 들면서 생각이 많다는게 그 친구의 대답이었습니다. 스터디등으로 일주일에 한번 볼까 한 주말도 좀 양보해달란 말에
    많이 부딪치면서 고민은 더 깊어졌던것 같습니다.  

    이 친구가 생각하는 결혼이란 개념은 일종의 딩거족?이었다고 애기합니다.
    아이는 낳지 않고 서로간에 같이 살되 쿨하게 서로의 라이프 스타일을 간섭하지않고, 애인사이 이상 일반적인 개념의 부부 이하인 관계.
    때문에 일반적인 부부의 개념을 말하는 제가 부담스러웠던거라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여자친구는 저에게 올해의 남은 몇일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더군요. 
    그러자고 했습니다. 어떤선택을 하던 존중하겠다는 끝까지 쿨해보일라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결혼 얘기를 할 때마다 걱정을 하는 여친에게 하나씩 양보해 가며 마치 구걸이라도 하듯 구는 제자신에게 염증이 났고, 
    알아주지 않고 본인 생각만 하는 여친에게 섭섭했습니다. 

    10년동안 이렇게 긴 기간 시간을 가져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은 단순히 결혼에 대한 불안감이 아닌 나에 대해 불확신과 결혼 생각이 없었던게 아닐까?
    이렇게 다독여서 결혼을 한다고 해도 우리는 행복할까? 나는 만족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까?
    아이를 가지기 극도로 싫어하는 너를 설득한다고 해서 아이를 낳는다 한들 너는 행복할까?

    서로에게 불타는 감정이 없었던 것은 연인관계에 있어 어느 선을 지켜주는 득이었지만 결혼에 있어 명백한 실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행복을 위해 제가 좀 더 포기하고 노력하는 것이 옳은건지.. 여친을 놔주고 행복을 빌어주는게 좋은지 판단이 잘 서질 않네요.
    이 친구가 결혼하자고 생각이 정리 된다고 한다면 그건 본인 이상을 포기한다는 결론이 될테니까요. 

    차라리 감정이 남지 않도록 죽도록 싸우고 미워져서 헤어지면 남는 감정이라도 없을텐데..
    10년이라는 시간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추억과 정을 남겼고.. 저는 이 여자에게 어떤 답을 줘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식욕부진을 경험해봤습니다.(신기하더라구요... 먹을게 안땡긴다니;;) 두통도 너무 심해 잠도 오지 않네요. 

    결혼하신 선배님들 인생 선배님들...긴 글 봐주셔서 감사드리며, 시간 여유 있으시면 불쌍한 이 후배에게 
    조언하나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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