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씨 등 일당이 내부적으로 "경제민주화를 기치로 재벌기업을 인수·합병해 얻은 수익금으로 공동체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 등 9명의 댓글조작 사건 첫 공판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내부 문서와 진술 등을 공개했다.
특검에 따르면 김씨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소개 문서에서 "동학농민혁명군처럼 혁명을 위한 조직으로 일사불란한 의견과 행동, 조직 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 문서에 기재된 경공모의 규약에는 "정치적 비밀결사체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사회경제적으로는 재벌을 대신해 기업을 소유하면서 국가와 소통하고, 한민족의 통일을 지향하며 매국노를 청산한다"는 등의 결성 목적이 설명됐다.
조직원들의 삶에 "요람에서 무덤까지 개입한다"는 등의 문구도 문서에 나온다.
김씨는 이 문서에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나눈 대화라며 한 토막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강연에서 만난 유 전 장관에게 자신이 하려는 일을 소개하자 "하려는 계획이 지배구조 개혁인데, 작은 기업도 아니고 삼성에 대해서도 가능하겠느냐. 그러려면 생물학적 생명까지 걸어야 한다"는 반문을 받았다고 했다.
또 "이에 경제 혁명에 성공하고 사람 사는 세상의 원칙을 만들 수 있다면 생명은 얼마든 걸 수 있다"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김씨는 경공모가 2009년 네이버의 '숨은 카페'로 시작해 2014년 열린카페를 개설하고 온·오프라인 모임을 하는 단체로 발전했고, 회원들을 7단계 등급으로 나눠 3개월 넘게 유료 강의 청취 등 활동을 해야 숨은 카페에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숨은 카페 회원은 500여명, 열린 카페 회원은 4천500여명이라는 주장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