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d5400님에게... )
기왕 선제타격 얘기가 나왔으니,
북한 선제타격 시 반격으로 인한 한국의 피해가 심각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미국이 기습적으로 북한 전역을 공습하더라도
현재 북한이 남한에게 반격할 수 있는 수단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상황은 점점 더 심해질... 북한으로서는 참 암울한 상황입니다.
(1)
시간을 거슬러서 1994년 북한이 불바다 위협하던 걸 생각해봅시다.
지금은 2017년... 20년은 커녕 25년에 가까와오는 옛날 일이죠.
그 당시만 해도 그게 사실상 가능한 지 말이 많았습니다.
전방의 모든 북한군 주력이 카미카제를 외치며 오로지 서울에만 사격하기로 결심해야 가능했으니까요.
진짜로 그랬다간 북한군들은 서울에 한두방 쏴보자마자 한국군 대포병 사격에 죄다 사냥당할껀데
서울 불바다라는 1회성 이벤트를 위해 휴전선 부근 북한군 주력을 죄다 날려먹는다..?
북한 정부와 군부가 집단 정신병 걸리는 게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뭐, 그렇다곤 해도 서울 불바다론은
한나라당 기득권 세력들에게 좋은 안보장사 아이템이었고
우리 군으로서도 전력증강을 위한 좋은 핑계거리였습니다.
이전까지는 북한 포병의 일방적인 선제기습을 견디고 반격하는 것에 작전이 짜여져왔는데
이제부터는 아예 선제기습하려는 징후가 보이자마자 명줄 끊어버리겠다는 걸 목표로 25년째 국군이 발전해 온 겁니다.
(2)
북한군이 먼저 사격준비를 시작한 촉박한 상황에서조차도
상대방을 박멸해내겠다는 목표아래 발전해온 게 한국군입니다.
하물며 만약 한국군이 먼저 준비를 다 갖추고 휴전선 부근 북한군들을 겨눈다면 어찌될까요?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북한군은 오래전부터 미리 준비하고 사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절반 가량의 탄이 섬이 아닌 바다에 떨어졌습니다.
명중률이나 훈련도는 둘째치고... 탄약 노후화로 인한 불량탄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란거죠.
아무런 방해없는 정조준사격을 했는데도 그런 개판이 벌어진 겁니다.
반대로 연평도 K-9들은 선제타격 당하고,
탄이 어디에 떨어지는지 아무런 관측도 못한 채 사격해야 하고
준비된 탄이 없어서 병사들이 뛰어다니며 탄을 하나하나씩 운반해서 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 성과를 냈어요.
이런 지경이니, 만약 정반대의 상황... 즉 K-9 부대가 미리 사격을 준비하고
북한군이 기습받은 후 반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결과는 뻔합니다.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실시한다는 건
이쪽에서도 이미 북한의 반격을 사전에 죽이기 위한 준비태세를 끝냈다는 의미입니다.
기습받고 허둥지둥 반격하는 북한군과, 미리 조준 끝내놓고 사격하는 한국군과의 교환비는 일방적일 수 밖에 없어요.
(3)
북한에겐 점점더 암울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이런 격차는 해가 바뀔수록 더 심각하게 벌어집니다.
K-9은 둘째치고 이전의 K-55까지 대대적으로 성능개량하겠다고 하는 판국이며
그 포탄마져도 155mm의 장사정화, 스마트탄화를 위해 팔 걷어붙이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105mm 포까지 차량화/자동화 시키려고 진행중입니다.
공군 유도폭탄만 해도 점점 더 심해져요.
김영삼정부 시절엔 30~40km 사거리 유도폭탄 XX발 뿐이고 그것도 고오오오오급 상위기종들만 갖고 놀 수 있었지만
지금은 고물상 취급받는 F-5 똥파이프 전투기조차 사거리 100km짜리 국산 유도폭탄인 KGGB를 뿌려댈 수 있으며,
이런 KGGB를 국방부는 내년까지 1천여발 구매할 계획입니다.
사거리 500km짜리 타우러스 정밀 유도무기는...
사오는 것도 성에 안차서 아예 타우러스 생산회사랑 협력으로 국산 장거리 정밀유도무기를 개발해
공장에서 대량 찍어내겠다고 방방 뛰고 있습니다.
해군에서도 수상함과 잠수함에서 장거리 지상공격 미사일을 보유하게 될 꺼고,
심지어 일개 육군 보병들 수준에서조차 사거리 25km짜리 스파이크 NLOS 미사일을 쥐어주며
북한군 해안포대를 조질 계획입니다.
북한 탄도 미사일만해도 이젠 한국 자체적인 KMD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드레이더 말고도 이미 수퍼파인 레이더가 북한 영토 내 미사일 발사를 스캔하고 있고요.
사실 이런 건 우리나라의 국방력이 증강했다기보다
북한군이 시대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아직까지 1950~1980년대 수준에 머무르기 때문에 생기는 격차입니다.
김일성/김정일이 재래식 무기성장은 때려치우고
오로지 핵무기에만 자원몰빵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생긴 결과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북한군은 선제공격을 받더라도 반격해볼 수 있는 게 없어집니다.
앞으로 5년, 10년 후라면 북한은 미국은 커녕 한국이 자체적으로 선빵때린다고 해도 일방적으로 맞기만 할 판이에요.
북한은 한반도 전시작전권이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게 남아있기만을 간절히 빌어야 정도입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점점 북한은 선제타격 받을 확률이 높아질 꺼에요.
시간이 지날수록 선제타격을 받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질테니까...
(4)
북한이 선제타격 받게 된다는 건
김일성이 재래식 전력증강을 포기하고 핵무기에 몰빵했을 때부터 정해진 운명입니다.
핵 같은 중요 전략자산은 그걸 지킬 수 있는 재래식 전력이 있을 때에나 가치있는 거지,
지킬 수 없는 전략자산은 그냥 상대방이 반드시 부숴야만 하는 타켓일 뿐이에요.
동북아 모든 국가들의 재래식 전력들은 초고속으로 기술 발전해가고 있는데
북한 혼자만 몇 십년동안 재래식 전력개선 포기했으면 게임 끝난 거 아니에요?
스타크래프트 게임하면서 핵 좋아한답시고
다른 유닛은 안 뽑고 핵만 뽑으면 결과는 뻔하잖습니까?
had5400님,
북한은 끝났어요... 존나 오래전에 끝났어요.
그러니까 기대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