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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어느누구라도 보고 싶게 하지 않았기에 이곳에 글을 써.
사귀고 3년쯤 부터 알게된 오늘의 유머라는 사이트에서 함께 웃고 떠들던게 엊그제 같았는데.
떨어져있는 거리만큼 우린 서로에게 먼 사이가 되어버렸구나.
서로가 첫사랑이었지. 조금은 특이한 태생탓에 내 삶에 있어 연애라고는 상상도 해보지 않고 살아왔었는데,
너라는 선물같은 사람이 내게 생겼었어. 날 부끄러워하기는 커녕 항상 최고라고 말해주는 너의 따뜻함이....
너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내겐 참 평생같았음에 감사해.
가난하게도 만났지. 서로가 자라왔던 환경들은 어쩌면 그렇게도 한결같이 가난했는지, 오히려 익숙했던 가난이었기에
그안에서 할 수 있는 행복들을 찾고 누리는 시간들이 얼마나 감사하고, 니가 아름다워 보였는지 몰라.
부모님의 잦은 이혼을 겪은 탓에 내 꿈은 한사람을 만나 평생을 함께 하는거였어. 그게 너일거라고 생각했고,
너에게서 가져간 모든 처음이란 경험들을 마지막까지 책임질 사람이고 싶었어. 하지만 사귀었던 시간의 절반이 원거리였고,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거지같은 말은 결국 우리 이야기가 되었네.
서로가 바람한번 핀적없고, 싸운적조차 제대로 없이 참 착하게도 만난 커플이었는데.
이사를 준비하면서 8년을 주고 받았던 손편지가 들어있는 박스를 열어 하나둘씩 읽어보니, 정말이지 내 인생에 찬란한 순간이었구나 싶더라.
서로에게 가볍게라도 헤어지자는 말 해본적 없었고,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는일 없이 꾸준히 함께했지. 참.....고마웠어.
여느날처럼 퇴근보고를 하려고 했던 전화를 통해 헤어지자고 이야기를 꺼냈던 너. 이미 울음이 꽉차있던 너에게 난 말문이 막혀버렸지.
연애를 하는 동안 농담처럼 했던 약속중에 하나가 둘중에 하나가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하면 멋있게 안녕이라고 말해주자 였었지.
서로 가볍게 이별을 이야기하지 않을거라는 걸 너무 잘알아서 나왔던 이야기였겠지만, 죽을때까지 너만 만날거라고 다짐했던 나에게는
지킬일 없는 약속같았는데......그래도 다행이야. 별말없이 안녕이라고 말해줄수 있었으니까.
집안 곳곳에 있는 니 흔적들은 아직도 참 아프다. 왜 치우지도 못하고 있는건지.
놀러올때면 입던 잠옷, 벽에 장식해놓은 폴로라이드 사진들, 심지어 이사짐정리를 하며 찾게 되는 너의 실핀들까지.
니가 아닌 다른사람을 보며 설레는건 정말 나한텐 잔인할만큼 아프다.
그럼에도 아프고 허전하다는 이유로 너에게 다시 가는일은 아마도 없을거야. 너 역시도 없을거라는 건 더욱 잘알지.
서로의 감정이 다했다는 사실을 괴롭다는 이유로 외면할 만큼 너나 나나 바보는 아니니까.
가족이 없는 내게 유일한 가족이었고, 내 인생에 유일하게 발을 들여놓은 유일한 사람이었던 너.
너와 만나는 동안 이제 난 많이 성장해서, 다른 사람도 만날 수 있을만큼 용기도 생겼고 제법 평범하게 살 수 있게 되었어.
아마도 이제 널 사랑했던 순간을 사랑하며 살겠지.
니가 첫사랑이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안녕. 헤어졌지만 죽는 날까지 나보다 더 행복하길 기도하고 또 바라면서 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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