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을 입덧으로 홀랑 날리고 계속 누워있다가 이제 슬슬 일어나 움직이고 있어요.
한 달 내내 음식 사다 나르고 살림하고 아기 돌보고 그 와중에 밤새 일하느라 고생한 신랑에게 다시 한 번 감동했어요..ㅜㅜ
18개월 아기씨의 타고난 심성에도 감동하구요.
어찌 그리 순하고 개구지고 사랑 많은지 누워만 있는 엄마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답니다.
이제 일어났으니 뭐라도 뿌듯한 일이 하고 싶어서 현관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저희집은 복도식 아파트라서 겨울이면 현관문에 결로가 얼어 붙어요.
아침마다 이집저집에서 얼음깨는 소리가 들립니다. ㅎ.....
다행히 아기 낳기 전에 신랑이 중문을 만들어(!) 달아 주어서 두 번의 겨울을 따뜻하게 보냈어요.
그래도 조금씩 맽히는 결로와 징글징글한 곰팡이 때문에 현관이 많이 지저분해졌네요..
현관 대청소를 한 게 2년 전이니까 한 번 거하게 손 볼 때가 되었어요.
<곰팡이 닦기, 물건 정리하기, 시트지 붙이기, 페인트 칠하기, 세제로 바닥 닦기>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조금씩 나눠 해서 일주일만에 완성했답니다.
7년 동안 한 집에 살며 계속 이렇게 정리하고 꾸밀 수 있음이 참 감사하네요...
작은 집이지만 좁지 않게 살려고 노력했고 이제는 나름의 노하우가 단단하게 쌓였어요.
정리강박이나 결벽증의 극과 에헤라 모르겠다의 극을 오가며 살림은 "준비, 땅!"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이렇게 이벤트성 살림을 한다고 기본살림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인테리어 끝. 지금부터 살림 시작"이 아니라 조금씩 여기저기 계속해서 손 봐야 한다는 걸...
주부가 되고 4년 즈음 알게 되었답니다. ^_^
둘째 아가가 세상에 나오는 가을 전에 한 공간씩 정리하고 사진 찍어 올리려구요.
그냥 살림집, 몇 년을 산 작은 공간 돌보면서 사는 거 보여 드리고 공감받고 싶어요. ㅎㅎ
(예전에 다이어리 만들기 글로 베오베 한 번 가보니 재미가 쏠쏠하두만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