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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1091367
    작성자 : [문지기]TOMMY
    추천 : 85
    조회수 : 1782
    IP : 61.40.***.178
    댓글 : 25개
    등록시간 : 2018/08/09 17:10:56
    http://todayhumor.com/?sisa_1091367 모바일
    [일기글 죄송합니다.]어준 형을 보내면서 주저리 주저리
    옵션
    • 창작글
    어준형 하고 싶은 말은 참 많은데 무슨 말을 먼저 써야 할 지 모르겠다.

    보수의 성지인 대구에서 오랜 기간 살았던 나는
    아무런 비판 없이 주변의 영향에 휩쓸려다녔어.
    아니 거의 아무런 생각이 없었지 뭐.

    정치인은 다 비리 투성이고 다 똑같다고 여기면서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하실때도 
    냥 좋은 분께서 돌아가셨구나 했을 정도로
    정알못 이었던 나를 나꼼수라는 신세계를 통해

    '정치의 무관심은 그들을 이롭게 한다'
    는 진리를 알게 되었다.

    형이 쓴 책도 읽어보면서 공부도 하고
    나름 여기저기 정보도 찾고 하다보니
    조금씩 정치란게 보이고,
    보이다 보니 참 재미있더라고

    형을 포함한 나꼼수 멤버들은 모두 개인의 이익을 포기하고 
    정의롭게 이명박그네를 물리치고,
    삼성과 세월호등 여러 굵직한 비리와 사건들에
    온 몸을 바쳐 싸우고 있는 투사로만 여겼고
    거기에 나도 편승하면 나도 정의를 실천하고 있는
    뿌듯한 착각도 하면서 나름 정신 승리를 했던것 같아.

    영화 '더 플랜' 상영관에서
    우연히 진우형을 만나서 갑격스럽게 악수도하고
    그 후로 형이 형이 제작에 참여했던 거의 모든 영화를 관람하고
    적지만 표도 여러장 사고 그랬었는데

    그땐 그렇게 해야만 
    우리를 대신해서 거대악과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어준형과 진우형이 조금이라도 더 힘을 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었어.
    내가 가진 인증글 찾아보니 쓸만한게 이 두개 밖에 없더라
    좀 더 많이 올려둘걸 후회된다.

    아직까지도, 형과 진우형이 고생한건 잊지 않아
    이유야 어쨌건 나꼼수 멤버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 힘으로 이명박그네를 감옥에 보냈으니까.
    그 점은 참으로 감사하고 있어.

    그리고, 9년의 태풍이 꿈과 같이 지나가고
    드디어 노 대통령의 지란지교(芝蘭之交)인
    문재인 대통령께서 당선되셨어.
    정말 꿈만 같았고, 그 이후로도 형들의 고마움과 MB를 잊지 않고자
    나꼼수 정주행과 역주행을 하면서
    특히 마지막회에서는 함께 울컥하기도 하고 말야.
    승리의 기쁨을 나누었는데

    그리고, 김용민PD가 노통때 썼던 그 컬럼을 
    뒤늦게 분노하면서 봤지만,
    그래도 형은 다를 거라 믿었거든.
    그냥 정봉주 전 의원이 깜빵가고 
    사람들이 잊지 않도록 봉주 시리즈를 만들었던
    그 의리로 김용민을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했거든

    나의 착각이었나봐
    아니 내가 너무 무지했을지도 몰라.
    형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국가와
    내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국가가
    너무 달랐을지도 몰라.

    얼마전 까지만 해도 뉴공과 다스 뵈이다 들으면서
    여기 오유에서 형 까는 글 보면서

    '아 이건 아닌데 형이 해준게 얼만데
     태평성대가 다가오려 하니 이제 그걸 잊어버렸나?
     이 냄비들... 그러니까 개 돼지 소리 듣는거'

    라고 얼마전까지 생각하고 댓글 달면서
    오유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했거든
    (내가 얼마전에 달았던 댓글 보면 알거야)
    정말 나의 무지였던거 같아.

    형 진짜 진지하게 물어보자.
    형 왜 하필 읍이야?
    형이 읍에 대해서 침묵할 때도
    나는 그냥 형이 입 열면 그 여파가 장난아니고,
    그 여파로 인해 더민주에 부담이 될 거고,
    정말 저들이 원하는 진보의 분열이 일어나서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형이 입다물고 있는 줄 알았거든.

    정말 착각이었네.

    다시 한번 물어볼게
    왜 읍이야?
    그 수 많은 의혹이야 뭐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거고,
    나는 철거민 사건과 폭행 조작으로 
    읍에 대한 모든 마음을 접었거든
    그러면서 인권 변호사로 포장하고 있는 모습이
    가증스럽지 않아? 나만 그런거야?

    포스트 문재인? 정말 그렇게 생각해?
    나같은 얼치기 눈에도 두 사람은 
    시시비비를 떠나 결이 아주 달라
    근데 왜 포스트 문재인란 워딩을 쓴 거야?
    차기 대통령이라 칭했으면 그래도 여전히 맘에 안들지만
    그나마 쥐꼬리 만큼 좀 들을만 했을텐데 말야.

    형 정도면 위의 말 뜻이 비슷해 보여도
    아주 다르다는 것 잘 알지 않아?
    형 글도 많이 썼고 강연도 많이 했잖아.

    차라리 형이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그냥 굿이나보고 떡이나 먹었으면 좋았잖아
    대체 뭐가 아쉬워서 그랬어?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 형이 가진 스피커로 힘도 좀 실어줘서
    개혁을 할 수 있게 도왔어야 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우리 정부인데...
    바뀐건 대통령 밖에 없는 이 어려운 현실인데

    굳이 읍을 지금 부터 키워야 했어?
    '소설 하나 써볼게
    앞으로 1~2년 후면 읍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 정부를 비판하면서
    자기의 당위성을 증명하려 할 것 같거든?'
    지난 대선 후보 경선때 처럼 말야

    형이 그동안 했던 방송과 말들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의 과거를 살펴보고
    문재인 대통령을 기준으로 그것들을
    되짚어보니까 
    그제서야 모든 조각들이 맞아 들어가는게 보이더라.
    인정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냥 이해되더라고...

    다른 사람들 처럼 형이 노 대통령을 이용해서 
    장사를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렇게 하면 내가 너무 비참해 질 것 같거든)
    다만, 내가 생각했던 이상적 국가와
    형이 생각했던 이상적 국가가 
    원래 달랐지만
    때마침 그 시절에 공공의 적인 이명박그네가 있었고,
    그 적이 사라지고 난 후
    서로의 동상이몽을 확인한 것 뿐이라 
    난 그렇게 생각해

    똥누리당이 언론 플레이 할 때
    '국민들이 바보로 아나'
    고 일갈 했던 우리 멋졌던 어준이 형

    그 말을 이젠 내가 돌려줄게
    그동안 진심으로 고마웠어.
    그리고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그래 형 이제 난 바보가 아니거든
    형의 부모님께서 얼른 쾌차하시길 마음으로나마 빌게.

    고마웠어.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기 참 힘들다.
    이젠 누굴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문재인 대통령만 바라보고 가련다.




    쓸데 없이 긴 넋두리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에효 맘이 아프네요.
    출처 내 머리
    [문지기]TOMMY의 꼬릿말입니다
    #문통령 하고 싶은거 다해
    #문통령 건들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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