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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usic_108757
    작성자 : 로키록
    추천 : 13
    조회수 : 1748
    IP : 211.108.***.107
    댓글 : 14개
    등록시간 : 2015/04/10 13:40:22
    http://todayhumor.com/?music_108757 모바일
    노래가 만들어지는 과정 (작곡부터 발매까지)(스압주의)
    저는 인메이라는 이름을 쓰는 싱어송라이터 입니다.
    최근에 만든 '홈파티'라는 곡의 제작과정을 한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 재료 모으기 (멜로디)
    2. 재료 모으기 (가사)
    3. 작편곡 (후렴구 만들기)
    4. 작편곡 (기본적인 구조 만들기)
    5. 작편곡 (덧붙이기)
    6. 녹음 (보컬 및 기타)
    7. 뮤직비디오 촬영
    8. 믹싱, 마스터링
    9. 커버이미지 제작
    10. 소개글 작성
    11. 심의 받기
    12. 발매

    요런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1. 재료모으기 (멜로디)

    집에 먹을 것이 떨어진 어느 날 오후였습니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죠. 주로 물과 라면 냉동만두 같은걸 삽니다. 맥주도 사고 싶은데 이게 라면 값이랑 비교해보니 너무 비싼 것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맥주 한 팩이 라면 한 팩보다 두 배는 더 비싸니까요. 그런데 왜 이런 생각하다보면 드는 느낌이 있잖아요.

    돈이 없다 -> 아껴야한다고 생각한다 -> 기분이 나쁘다 ->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과소비를 한다.
    돈을 아껴야한다는 사실이 빡쳐서 쓸데없는 걸 사는 악순환이죠. 그날도 라면을 고르다 빡쳐서 맥주를 비싼 외국 맥주 (칼데라 IPA)를 하나 사고 말았습니다. 그걸 들고 마트를 나오는 데 기분이 너무 신나는 겁니다. 막 아무렇게나 흥얼거리고 있었는데, 그게 좀 괜찮은 거 같아서 폰에 녹음을 해뒀습니다.


    https://youtu.be/xVDe5vAlWnI

    흥이 느껴지시나요? 사진은 그 당시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던 길입니다.
    로드뷰를 가져온 거지만 거의 비슷해요.


    2. 재료 모으기 (가사)

    요즘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있는 상태입니다. 졸업하고 나서 부터 계속 그렇습니다. "요즘 뭐하냐" 라는 말이 듣기 싫어서 사람들도 잘 안 만나고 그런 것 같아요. 이제는 저보다 많이 어린 친구들도 다 취업해가고 페이스북 열어보기 무서울 정도죠. 굳이 그런 생각할 필요 없는 줄은 알지만 어디 마음대로 되나요.

    그러다가 중학교 고등학교 때부터 계속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만나서 막 쓸데없는 얘기를 하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굳이 잘 사는 척 할 필요도 없고 체면 차릴 것도 없고 마음이 정말 편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나한테 이런 친구들이 있는데 이런 인생을 실패한 거라고 할 수는 없지 이런 오글거리는말도 생각이 났습니다. 이 느낌을 꼭 노래에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에 와서 메모를 해뒀었습니다. 노트에는 아무 형식 갖추지 않고 대충 써둡니다. 써뒀다가 나중에 쓸 만 하면 쓰고 아니면 말고 그런 거죠.

    천재는 악필이라고 하죠. 하지만 그 역이 항상 성립하는 건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해독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홈파티
    파티준비
    작은파티 홈파티
    제일 설레고 재밌는건 파티 준비
    파티라고 해봤자 시끄러운 음악도 화려한 조명도
    쿵콩울리는
    특별히 초대해온 이쁜이 멋쟁이도 없지만 없어
    늘보던 얼굴 뭔가 꼭하나씩 부족한 수제요리
    칵테일은 말도 안되는 오리지널 레시피
    그래 가끔 모이자 계절에 한번이든 일년에 한번이라도
    매번 같은 추억팔이 질리지도 않아
    이쁘고 잘나가는 괜히 얄미운 친구는 크게 잘못한건 없지만
    생각해보면
    오늘밤은 그냥 험담해버리자
    그래 니네같은 친구가 있는 내 삶이
    실패한 인생일 순 없는거야

    이게 가사의 제일 처음 형태였습니다. 가사를 먼저쓰냐 멜로디를 먼저쓰냐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제가 드릴 수 있는 답은 '그때그때 다르다'뿐입니다. 멜로디가 떠오르면 폰이나 컴퓨터에 녹음해둡니다. 가사로 쓸만한 소재가 떠오르면 노트에 적어둡니다. 나중에 적당한걸 하나씩 골라서 합칩니다. 멜로디랑 가사가 동시에 생각날 때도 있구요. 정해진 순서 없이 카오스하게 진행됩니다.


    3. 작편곡 (후렴구 만들기)

    먼저 킥(베이스드럼)을 깔고 곡의 빠르기(BPM)를 정해봅니다. 핸드폰에 녹음해뒀던 걸 기준으로 적당한 걸 찾다보니 110BPM정도가 좋을 것같습니다.


    https://youtu.be/fRGzeNp_BQ8

    리듬은 좋아하고 즐겨 쓰는 걸 또 우려 먹어봅니다. 쿵  쿵  쿵 쿵 쿵 하는 건데 글로는 전혀 설명이 안 되네요ㅋㅋ LMFAO - Shots 나 The Ting Tings 의 Shut Up And Let Me Go 에 나오는 그 리듬입니다. 여튼 그 리듬에 멜로디에 붙여서 흔히 사비라고 부르는 후렴구를 먼저 만들어 봤습니다.


    4. 작편곡 (기본구조 만들기)

    앞부분도 만들기 위해서 가사를 더 쓰려고 하다보니까 내용이 너무 나오는 게 없어서 조금 여성적으로 바꿔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 메모를 쓰는 동기가 되었던 모임은 여자 하나 없는 새카만 남탕이었지만 남자들 모여서 떠들고 노는 건 너무 쓸게 없었습니다. 그렇게 상상 속의 여자들 파티로 앞부분 가사를 쓰고 전체를 A - B - A - B 로 구성해보았습니다.


    https://youtu.be/mLZmbLa7Dz8

    이때가 노래를 만들면서 가장 신나는 순간입니다. 입으로 흥얼거리기만 하던 노래가 고정된 결과물로 처음 나왔을 때죠. 막 맥주 광고 카피처럼 제 자신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5. 작편곡 (덧붙이기)

    다 완성한 시점에서 쓱쓱 써놓으니까 아무 문제없이 술술 나온 것처럼 보이긴 합니다만 중간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노래가 왜 이렇게 구릴까..
    나는 왜 이걸 하고 있을까..'
    이런 종류의 번뇌입니다. "막혔을 때부터가 진짜 창작의 시작이다."와 비슷한 얘기를 누가 했다고 그랬던 거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저는 인트로 아웃트로 브릿지 이런 걸 잘 못 만듭니다(다 못하네요). 그래도 노래를 A B 파트만 반복하고 끝내기는 아쉬워서 뻔한 브릿지를 만들고 가사도 좀 더 붙여봅니다. 만들어 놓고 보니 너무 숨 쉴 구석이 없는 듯해서 가사를 좀 바꿨습니다. 그래도 한 번에 녹음은 안 되더군요. 좀 처음에 만들 때부터 숨구멍도 틔우고 계획적으로 만들어야하는데 그런 게 없습니다. 바뀐 가사는 이렇습니다.

    A1
    우리들 파티는 준비부터 설레
    카트 끌고 가면 마트가 내 거 같아
    모자란 건 싫어서 넉넉하게 샀어
    근데 이거 전부 다 먹을까봐 겁나

    형광등은 안돼 향초를 켜야지
    분위기를 내줄 소품도 준비해
    사진 찍고 나면 신경 안 쓰겠지
    하지만 사진은 중요하니까

    B
    늘 보던 얼굴 뭔가 허술한 요리
    있는 대로 섞은 말도 안 되는 칵테일
    매번 똑같은 추억팔이 하고
    이미 먹고 있지만 먹을 계획 잡고

    전에 봤던 그 사람은 어떻게 됐니
    내가 봤을 땐 그 사람 너를 좋아해
    나이 먹어도 변한 것도 없이
    철없던 때처럼 아무 생각없이 즐거워

    A2
    생각해보면 왜 웃었는지 몰라
    별 거 아닌 얘기에 빵 빵 터졌어
    어차피 서로를 너무 아는 사이
    내가 더 멍청해 자랑하고 있어

    계절에 한번 아님 일 년에 한번
    바쁘지만 막상 모이면 신나는 걸
    무슨 말이든지 모두 다 할 수 있고
    아무 말 안 해도 알 수 있는 걸

    B (반복)

    Bridge
    시간이 지나도 고민 줄지 않고
    팍팍한 세상은 맘대로 안 되고
    돌아오는 생일 왠지 서글프고
    내가 낸 축의금 받을 수는 있을까

    하지만 이렇게 모이면 다 잊게 돼
    너네 같은 친구들이 있는 내 삶이
    실패한 인생일 수는 없는 거야
    근데 너네 가기 전에 설거지 해줄 거니

    B (반복)

    Ending
    '괜히 뭐 하러' 그런 생각들 때
    바로 그때가 우리 모여야 할 때야



    6. 녹음 (보컬 및 기타)


    (녹음을 진행했던 홍대에 있는 버블껌스튜디오입니다. 친절해요! 좋아요!)

    가사를 여성적으로 (혼자 생각이지만) 썼으니 여성보컬의 목소리로 녹음하면 어떨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전에 친구네 동아리가 공연한다고 해서 오랜만에 그 친구의 얼굴도 볼 겸 갔었는데 눈에 띄는 보컬이 있었습니다. 들으면서 꼭 다음에 피쳐링 부탁을 해보고 싶다 생각을 했었습니다.그걸 진짜 실천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어차피 뭐 안 된다고 하면 제가 부르면 되는 거고 잃을 거 없겠다 싶어서 친구를 통해 의향을 여쭈어보았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보컬님께서는 흔쾌히 수락해주셨습니다! 그 보컬님은 휘님입니다.


    (위 사진은 참고사진으로 본문의 내용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실제 녹음실에서 녹음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식으로 녹음할 건지 정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여기서 저는 엄청난 실수를 하고 맙니다. 휘님께서 "이렇게 한번 해볼까요?" 하고 집에서 대충 녹음한 걸 주셨는데, 처음에 그걸 들으니 저는 너무 어색하게 느껴졌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어.. 그냥 제가 가이드 녹음한 거처럼 해주세요." 라고 해버리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보내준 걸 다음날 다시 들어보니 정말 매력적으로 들리는 겁니다! 그래서 당장 "제 가이드는 무시하시고 원래 부르던 대로 불러주세요" 라고 했습니다. 아직도 저는 처음에 그게 왜 어색하게 들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갈팡질팡하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대인배이신 휘님께서는 알겠다고 해주셨고, 실제 녹음 날에도 아무 문제없이 녹음을 마무리 해주셨습니다.모르는 사람 다짜고짜 데려다가 노래 녹음한 게 처음이라 덜덜덜 했습니다. 스튜디오 녹음도 겨우 두 번째고 해서 긴장됐지만 티 내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위 사진은 참고사진으로 본문의 내용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유범이가 이쁘긴 하지만 여자는 아닙니다))

    기타소리는 미디로(컴퓨터와 가상악기로) 만들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기타도 실제 녹음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기타 치는 친구도 불렀습니다. 이 친구는 공연할 때 베이스도 쳐주고 [풍덩]앨범에 들어간 '비가 너의 이름을' 이라는 곡에서 기타 솔로도 쳐준 친구입니다. 매번 도와달라고 할 때마다 흔쾌히 와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ㅜㅜㅜ 클래식기타를 전공한 친구에게 너무 간단한 걸(리듬 기타를 치시는 분들을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리듬기타는 음악 속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죠!) 요구하는 것 같아 좀 미안했지만, 역시 대인배인 친구는 슥슥 쳐줬습니다. 두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7. 뮤직비디오 촬영

    노래를 만들고 나니 슬금슬금 뮤직비디오 욕심이 납니다. 새삼스런 얘기지만 노래만 딱 있는 것보다 영상이 있는 게 사람들을 잠깐이나마 집중하게 하는 데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공연도 잘 하지 않으니 영상마저 없다면 달리 홍보할 방법도 없구요. 영상은 음악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공간, 시간 그리고 예산의 제약이 많은 것 같습니다.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들을 실행하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위 사진은 참고사진으로 본문의 내용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이번 곡에 대해서는 그렇게 깊게 고민하지 않고 가사내용 대로인 영상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여자들이 한 4명 정도 나오는 홈파티 비스므리한 것을 찍고자 했습니다. 출연해 주실 분들은 여친님께 부탁하여 여친님 친구 분들이 해주셨고 촬영은 저의 모든 뮤직비디오 촬영을 해주신 김용호 감독님께서 또 도와주셨습니다. 이번엔 특별히 미술감독님도 도와주셔서 더 풍요로운 뮤비가 되었습니다. 전은정 미술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글을 쓰며 새삼 느끼는 거지만 제 주변에 저를 힘껏 도와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매일 찡찡대며 살지만 이런 부분은 진짜 복을 타고 난 것 같습니다. 모두 항상 감사합니다.

    그 다음에는 장소를 찾아보려했는데 마땅한 장소가 금방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좀 예쁘게 꾸민 원룸정도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찾다보니 딱 한 군데가 나왔습니다. 거리도 좀 멀고 날짜도 딱 원하는 날은 아니었지만 다른 적절한 장소가 없었기에 그 곳으로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이 곳은 실제 촬영한 장소입니다)

    처음에는 복잡한 게 그렇게 없어서 금방 끝나겠거니 했는데 이런 저런 세팅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가고 예약한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었습니다. 나중에는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찍게 되었습니다. 또 장면들도 처음에는 정적인 장면들만 찍을 것같아서 출연자 분들께도 따로 힘든 것은 없을거라고 말씀드렸었는데 찍다보니 점점 동적이게 되고 화려한 액션으로 가득한 베개 전투씬을 찍고나니 다들 지쳐버리게 되었습니다.급하게 마무리하긴 했지만 생각했던 장면은 다 찍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어땠을지는 또 모르는 거지만 지금의 결과물도 만족스럽습니다.

    그 뒤에 추가로 찍고 싶은 부분이 갑자기 떠올라서 다른 그룹의 사람들을 몇명 모아서 촬영을 했습니다. 마지막에 들어간 딱한 장면이 그 부분인데요. 그것도 생각한것보다 재미있게 잘나온 것 같습니다.촬영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감사드립니다.


    8. 믹싱 마스터링


    (다 뻥입니다. 이렇게 안됩디다)

    믹싱은 정말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이고 골머리를 앓는 부분인데 특별한 사건은 없었어서 별로 쓸게 없네요. 그래서 그냥 일반적인 얘기를 해볼까합니다.믹싱 작업을 크게 두부분으로 나누자면 ①배치와 ②보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통의 음악은 대부분 좌, 우 두채널로 구성된 스테레오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한 악기의 소리를 왼쪽, 오른쪽에서 얼만큼의 음량으로 나오게 하느냐 따라 좌 우를 잇는 수평선 중 어느 지점에든 배치할 수 있습니다. 조금 왼쪽, 조금 오른쪽, 조금 더 왼쪽 가운데 약간 옆 등 악기를 촘촘히 배치하는 사람도 있고 왼쪽 끝, 가운데, 오른쪽 끝 딱 3자리에만 배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참으로 옳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가까이서 나는 소리는 크게 들립니다. 믹싱에서도 악기의 소리를 크게하면 가까이에 있는 듯 느껴집니다. 음량으로 앞뒤의 위치도 정할 수 있죠. 고음성분을 강조하거나 리버브를 빼고 최대한 드라이하게 두거나 컴프레서로 어택을 강조해서 앞으로 당기는 등의 기술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섬세하게 잘 다루지는 못합니다. 이렇게 좌우와 앞뒤의 위치를 정하는 것을 배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녹음된 최초의 소리는 날 것의 느낌이 많이 납니다. 다른 소리와 잘 섞이게 하기 위해서는 잘 다듬어서 인공미를 가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각자 가치관에 따라 정도의 차이를 둘 수는 있겠습니다만 우리가 보통 듣는 음악들은 다 잘 정돈된 인공스런 소리가 많습니다. 다듬는 도구로 이퀄라이저와 컴프레서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퀄라이저는 고음과 저음 성분의 양을 조절하여 또렷한 소리, 듣기 좋은 소리를 만드는 이펙터이고 컴프레서는 소리의 크기가 들쭉날쭉해서 갑자기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하는 폭을 줄여서 꾹꾹 눌러담아 주는 역할을 하는 이펙터입니다. 그 외에도 아주 다양한 많은 이펙터들을 이용해서 소리를 다듬는 것을 보정이라고 할 수있겠네요.

    머리속에 완성상태의 이미지가 있어서 그 쪽을 향해 쭉쭉 나아갈 수 만 있다면 고민도 없고 괴로움도 없고 행복한 믹싱이 되겠지만, 보통은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지게 될지 알 수 없어서 번뇌가 계속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데 정확하게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들지않는지 잘 모르겠는데 시도해 볼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고, 이래도 보고 저래도 보고 하다보면 처음 게 나은 것 같고 계속 붙잡고 있는 다고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적정한 순간에서 만족(혹은 포기)하고 손을 떼야하는 데 타이밍잡기도 어렵고 그런것들이 있습니다.

    그만 징징대고 마스터링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원래의 마스터링은 여러 트랙이 들어있는 음반을 만들때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곡 간 볼륨을 조절하고 간격을 조절하고, 서로 주파수 성분이나 리버브감 등의 분위기 차이가 많이 날때 그것을 조정해주는 역할이었죠.

    하지만 요즘 마스터링때 가장 주력하는 작업은 볼륨 높이기 인듯 합니다. 볼륨 전쟁(Loudness War)의 기원은 라디오라고들하죠. 라디오에는 다양한 아티스트의 다양한 노래가 나옵니다. 노래마다 볼륨도 각기 다른데, 그 곡을 틀때마다 " 어? 이노래는 볼륨이 작네?" 하고 소리를 키워주거나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우리가 보통 노래를 들을때도 비슷하지 않나요? 어느 곡을 듣다가 다음 곡으로 넘어갈 때 매번 볼륨을 미세조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귀는 간사해서 소리가 크게 들리면 좋게 들립니다. 그래서 노래를 만들때 한정된 공간안에 최대한 소리를 키워서 밀어넣어 놓는 것입니다. 소리를 억지로 키우면 찌그러지게 되는데, 그 찌그러짐이 최소한으로 느껴지게 하면서 소리를 더 많이 키우는 것이 볼륨 높이기의 포인트가 되겠죠.

    음압전쟁은 꽤 오래된 떡밥이라 "이제는 사람들이 찌그러진 과하게 키워진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음압전쟁은 끝났다"등의 의견도 있습니다만 얼마나 밀어올릴건지 얼마나 찌그러트릴 건지 하는 것은 역시나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서 결정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다른 과정들도 그렇지만, 정답이 없어서 어렵고(90%) 재밌는 (10%)것 같습니다.


    9. 커버이미지

    커버이미지는 늘 그렇듯 저의 믿을 구석인 킴셍에게 맡겼습니다. 셍이와는 3번째 정규앨범 a thought 부터 작업을 계속 같이 해오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앨범 커버를 뭘로 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셍과 함께 하면서는 고민도 줄고 일관적인 아이덴티티도 생긴거 같아 만족스럽습니다.뮤직비디오까지 나오고 난 뒤였어서 그 자료를 다 넘겨주고 커버를 부탁했더니 금방 무언가 떠올랐다며 슥슥 그려주었습니다.

    그림 잘 그리는 사람들은 정말 신기합니다 어찌저리 슥슥 나오는걸까요. 워낙 일사천리로 진행이되다보니 쓸 얘기가 없네요. 킴셍짱짱!


    10. 앨범소개글

    씨디를 사서 케이스를 열어보면 앨범자켓말고 다른 종이 한 장이 더 껴있을때가 있습니다. 평론가, 칼럼니스트 혹은 자유기고가 같은 사람이 앨범에 대한 소개글을 써놓은 종이죠. 온라인으로 유통할 때도 소개글이 필요합니다. 채워야할 분량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짧게 써도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읽어보는 사람도 많이 없죠. "쩌니까 그냥 들으세요" "믿고 듣는 인메이" 정도만 써도 상관없을 겁니다.

    하지만 괜히 형식에 대한 욕심이 날 때가 있죠. 괜히 스크롤이 좀 길었으면 좋겠고 그런거죠. 처음엔 직접 썼었습니다. 하지만 글의 특성상 노래에 대한 칭찬을 뻔뻔하게 해야하는데 스스로 하려니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해보았습니다. 저번 [풍덩]앨범 소개글도 써준 윤소애님께 부탁드렸습니다. 윤소애님과는 인디음악을 같이 나눠들으며 자신의 의견을 주고 받는 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딱히 더 쓸 내용이 없으므로 써주신 글을 바로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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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메이(INMAY), '홈파티'

    2011년 6월 첫 앨범을 낸 뒤 자신의 이야기를 아낌 없이 노래로 풀어냈던 인메이(INMAY)가 또 다른 자신의 하루를 공유한다.

    '12시엔 칼로리가 리셋됩니다'와 같은 유쾌한 공감에서 '꿈은 꿈이라서 꿈이라고 부른다'와 같이 본질적인 위로를 선사해주던 노래까지 인메이는 한 앨범 내에서 낮과 밤을 뛰어넘어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 존재한다.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항상 친근하면서도 신선한 노래를 선사해줬던 인메이(INMAY)가  최근 '풍덩'을 발매하며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던 기회를 가졌던 이후, 보너스처럼 4월 10일 싱글 앨범을 발표한다. 이번 싱글은 단 한 곡, 'HOME PARTY'만이 실리게 된다. 한 곡만이 담겼지만 '12시에 칼로리가 리셋됩니다' 앨범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홈파티가 분명히 행복일 수 있는 이유

    가수 휘가 보컬에 참여해 지금까지와는 새로운 느낌을 부여한다. 휘와는 지인의 공연을 관람하러 갔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때의 무대를 보고 인메이(INMAY)는 휘의 보컬적 역량에 감탄했다. 피쳐링할 기회를 엿보다가 이번 곡에 콜라보레이션을 요청하였고 휘의 흔쾌한 수락 덕분에 이번 싱글에 함께 하였다. 휘의 보컬이 노래에 여성적인 면을 더해 홈파티의 매력 포인트인 흥을 배가시켰다.

    'HOME PARTY'는 제목 그대로 홈파티를 소재로 한 곡이다. 그러나 홈파티를 넘어서 함께 하는 친구들을 이야기하였다. 비록 허술한 파티가 되더라도 구성원들로 인해 모든 것이 즐거워질 수 있다는 내용으로 소절마다 공감 요소들을 알차게 담아내고 있다. 어떠한 이해 관계 없이 자신의 편이 되어 주는 친구들의 존재가 새삼 감사해진다. 지금 우리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어 오늘도 즐거운 홈파티가 열린다.


    11. 심의


    (인메이 - 홈파티 뮤직비디오에는 선정적인 장면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쉽습니다)

    혹시라도 노래가 방송될 수 있는 기회 오브 찬스를 놓치지 않으려면 방송국에서 심의를 받아 두어야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노래가 유명해지면 알아서 나오는 거겠거니 했는데, 그렇지 않고 직접 방송국에 씨디를 제출하면서 가요 심의 접수를 해야합니다. 씨디만 내고 간단한 절차만 거치고 오는 거지만 그래도 방송국에 가는거라 설렙니다. 혹시 유명인을 만나면 씨디 주면서 홍보라도 할까해서 여분을 더 들고 가기도 했었는데 아무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음반심의는 SBS가 최곱니다. 다른 방송국은 일주일정도씩 시간이 걸리는데 SBS에서는 절대 하루 이상 걸리지 않습니다. 저번에 한번은 목동 SBS 9층에 시디 제출하는 곳이 있는데 필요한 것 작성하고 씨디 내고 엘리베이터타고 로비에 도착하니까 심의완료 되었다고 문자가 온적이 있었습니다. 방송국 문밖으로 나가기도 전이었죠. 감동받았습니다. 방송심의에 걸리는 시간이 방송국마다 이렇게 많이 차이가 난다는 것은 마인드 차이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짧게 걸린다는 것은 절차가 간단하다는 뜻이겠고, 최소한의 기준만 적용한다는 말이 되고, 그것은 아티스트의 창작물에 최소의 제재만 가하겠다는 방침을 미리 가지고 있었다는 뜻일 겁니다. 무언가 만들어내는 사람 입장에서는 고마운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이런것을 고마워한다는게 아이러니한 걸지도 모르지만 뭐든 간섭하기 좋아하는 요즘에도 저런 방침을 지켜주는 것은 확실히 감사한일입니다.

    음반심의는 그렇다치고 이번에는 뮤직비디오 심의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2012년 부터 뮤직비디오 사전심의가 시작되었죠. 방송국에서 틀어줄 수 있는 방송용 심의는 그렇다치고, 인터넷음원사이트에 올릴때도 심의를 받아야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저는 이전에 '오후 4시의 산책' 한 곡만 심의를 받아봤었는데요 그때는 절차가 너무 간단했습니다. 엠넷에서 받은 심의만 있어도 음원사이트에 올릴 수 있었는 데 그게 양식에 맞춰 메일만 보내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고마우신 분들께서 하루이틀만에 심의결과를 주셨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줄알고 뮤직비디오 준비하는데 시간을 많이 잡아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웬걸, 엠넷 담당자분께 메일을 보냈더니 사업자 등록이 되어있고 음반 및 음악영상물 제작업 신고가 되어있는 분에 한해 심의접수를 받는 다는 겁니다. 그때 부터 마음 졸이는 모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이 얼마 없었습니다. 서비스자료(음원,가사,소개글,뮤비 등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유통사에 넘기기로한 날짜가 점점 다가오고 뮤비는 못올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꼭 사업자 본인이 아니라 이미 등록되어있는 다른 사업자를 통해서도 가능하다고 들어서 관련되어보이는 사람들에게 다 연락해보았지만 해당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한 음원유통대행사에서도 뮤직비디오 심의 대행을 해준다고 홈페이지에 써있길래 연락해보았더니 다음달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답을 줬습니다. 인터넷 재능거래하는 사이트에서 심의대행 해준다는 분이 있길래 메세지 보내서 사업자등록 있으시냐 물었더니 "그런게 필요해요?" 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담당하는 업무가 아닐거 같아 망설이다가 그래도 혹시나 해서 유통사 담당자분께 다른 방법 아시는거 없냐고 물었더니 SBS에서 온라인심의를 받는것 같다는 정보를 주셨습니다(기존 방송용 뮤직비디오 심의는 디지베타 테이프와 DVD를 받습니다). 그래서 대뜸 SBS심의팀에 연락해보았더니 단호하게 "그런거 없습니다" 라고 말해주셨습니다.

    그러면 그냥 직접 사업자등록하고 제작업신고하면 어떨까하고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업자등록에 3일, 제작업신고에 3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엠넷심의는 월화수요일에만 받는데 5~7일가량 걸린다고 하고 영상물 등급위원회에서 심의를 받는경우는 14일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계산해보니 시간내에 가능한 방법이 없네요. 답이 없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어떤 블로그에 사업자등록하러가면 그 자리에서 바로 등록증을 준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죽으라는 법은 없나보다(목숨은 안 걸려있지만)하고 세무서로 달려갑니다. 사업자등록 절차를 마쳤는데 접수증을 줍니다. 다 되면 문자보내주겠다고 합니다. 문자는 결국 오지 않았고, 3일 뒤에 방문했더니 사업자등록증을 줍니다. 뮤비 심의 하나 받겠다고 이 난리를 쳤는데 남은 것은 사업자등록 뿐인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시간은 못 맞출거 같지만 이왕하는거 해보자는 생각이 듭니다. 제작업신고에도 3일이 걸렸습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 가입을 하고 양식에 맞춰 접수하고 난 뒤 대뜸 전화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봤습니다. "내일 심의 들어가면 모레 결과 나올겁니다"

    릉?! 뭐라고여?! 이거다! 됐다!
    한번 한번 할때는 답이 없지만 걍 닥치고 계속하다보면 깰 수 있는 캔디크러쉬처럼 포기하지 않으면 뭔가 되긴 되나보다 그런 개똥같은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이렇게 저는 자료 제출 날짜 하루전에 뮤직비디오 심의를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
    구청에서 신고 관련한 일로 전화가 온적이 있었는데 저를 대표님이라고 부르더군요. 예전에 후원해주신분들한테 감사장 보낼때 허세로 대표라고 쓴 적이 있었는데 그 말이 씨가 되었는지 결국 음악기획사 대표가 되고 말았습니다.


    12. 발매

    '인메이 - 홈파티 (feat. 휘) (Officail Video)' 오늘 무사히 발매되었습니다!

    뮤직비디오

    https://youtu.be/HFbEpeAJhVc
    음원
    지니http://bit.ly/1OgxYZk
    멜론http://bit.ly/1NXSYBZ
    엠넷http://bit.ly/1DO8qkE
    벅스http://bit.ly/1z0jXWD
    다음뮤직http://bit.ly/1H9xUIV
    네이버뮤직http://bit.ly/1Pqlik2
    싸이월드뮤직http://bit.ly/1DO8r8a
    소리바다http://bit.ly/1Ogyd6G

    사람들 앞에 나가서 뭐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인터넷에 음원 뜨는 건데도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그래도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한번씩 들어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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