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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061732
    작성자 : 익명bGxqb
    추천 : 12
    조회수 : 396
    IP : bGxqb (변조아이피)
    댓글 : 107개
    등록시간 : 2014/04/13 13:51:47
    http://todayhumor.com/?gomin_1061732 모바일
    살면서 들었던 그 어떤 말보다도 끔찍했던 친구의 위로

    저는 만8살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키도 다른애들에 비해 훨씬 작았고 몸도 꽤 약한편이였고... 하여튼 휴우증이 참 오래갓죠

    사실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노답




    그거때매 학교에서 발작 일으킨적도 있고.... 성격이 우중충해져서 친구도 많이 못사귀고

    성폭행 피해자를 비난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나도 모르게 움츠러 들게되고 참 힘들었어요



    저는 성폭행 피해자로 살면서 별의 별 소리를 다 들어보고 겪어봤습니다

    걸레나 더럽다는 말도 들어봤고 성폭행피해어린이들은 뭔가 이상한 애들이니까 당할만해서 당한거라는이야기도 들은 적 있습니다
    네가 저항을 하지 않아서 당한거다 범인에게도 무언가 사정이 있을수 있다 등등 진짜 병신같은 말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런 말들보다도 더 끔찍 했던 말을 들었던 적이있어요



    고2때 친한 친구가 저를 위로해 주겟답시고 했던 말 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어요


    친구한테 제 어린시절일을 이야기 하니까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어차피 성폭행 당할거면 어린시절에 당하는게 더 낫지 않아?? 어른이 되서 당하면 임신할지도 모르잖아!
    넌 어릴때 당했으니까 더 좋은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저는 이말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친구에게 그게 할말이냐고 하면서 화를 냈었습니다..
    전 만8살때 폭행을 당해서 몸에 휴우증도 장난아니게 남았고 어쩌면 아이를 낳을수 없을지도 모르는 그런상태였는데 어떻게
    그런저한테 어릴때 폭행당한게 행운이니까 기뻐하라는 개소리를 할수있는거냐면서 뭐라하니까 그친구가

    야 그래도 성폭행 당해서 임신을 했으면 100퍼센트 자살 했을거아냐, 만약에 내가 성폭행당해서 임신한다면 나는 무조건 자살할거야
    그러니까 넌 어릴때 당해서 임신 위험이 없었으니까 행운인거지 솔직히 성폭행 당한 순간부터 여자로서의 인생이 끝장난거나 마찬가지지만

    그리고 너보다 더 불쌍한 사람들도 있으니까 힘내!!

    이러더라구요..


    더이상 대화가안될거같아서 제가 그냥 가려고하자 한마디 더하더라구요

    그래도 넌 굉장히 좋은상황이야 계속 폭행당한게 아니라 한번만 당했잖아
    옆반에 ㅇㅇ이는 맨날 선배들이랑 자러다닌데 자긴 좋아서 하는거라던데 걔는 나중에 엄청 후회할걸
    그런애들에 비하면 너는 어릴때 한번그런거니까 훨씬나은거지

    하는 말도 하더라구요


    정신나갈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성폭행 피해자인 저랑 자기가 좋아서 선배들이랑 자고다니는 여자애를 비교할수 있는거죠??
    진짜 그말듣고 화낸다음 최대한 피해다녔어요

    피해다니는 와중에도 계속 그 말이 생각났어요... 다른사람들도 그런식으로 생각하고 있을까봐 무섭고 두려웠어요
    어쩌면 그애가 내 얘기를 마구 하고 다니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학교 생활도 제대로 못했던거 같아요

    나중에 알고보니 걔는 고등학교 내내 거의 왕따 수준으로 애들에게 미움받는 그런 애였더라구요
    저는 눈치가 없는편이라 걍 걔랑 잘 어울렸었는데 그때 이후론 상종 안했죠..

    솔직히 그런생각하면 안되지만 그애가 왕따 당했었다는게 조금 고소했습니다




    지금도 가끔 그 친구가 햇던 위로가 생각납니다


    걔랑 같은 대학까지 왔긴했는데 과도 다르고 마주칠일도 없어서 서로 전혀 왕래는 없어요...
    저는 지금도 병원다니고 친구도 없이 혼자다니는데 그애는 대학생활 잘 하고 있다는 소식들으니까 굉장히 찝찝하더라구요






    가끔씩 그 애가 했던 위로를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돋아요.. 어떻게 그 일을 당한게 행운이라는 생각을 할수있는지...
    그리고 어째서 그런말을하고다니며 남을 상처주는 그런애는 행복하게 다니고 나는 대학와서도 상담받고 잔병치레나 하고있는지 ㅠㅠ

    진짜 세상은 끔찍하도록 불공평한거같네요





    하도 억울해서 저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정신과 병원가서 뇌파검사나 여러가지 검사받고 다음주부터 치료받으려고 하고잇어요

    동아리도 2개나 들어갔는데 친구를 잘 사귈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성폭행 당했다고해서 인생이 끝장나는게 아니라고 그 친구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나는 아직 나를포기 안했으니까 끝나지 않았다고....


    다음주에 병원에 검사결과 보러가는데 걱정되네요 안좋을까봐... 그래도 힘내고 싶습니다  그런애보단 잘되고 싶거든요...



    쓰다보니 두서 없는 의식의 흐름인 글이 됬네요 ;;ㅎㅎ


    앞으로도 힘내야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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