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육아 게시판에는 첫글이네요.
다름이 아니라 타 베오베 게시글에서 꽤 많은 분들이 산후조리의 필요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주 기본적이고 '하면 좋은' 산후 조리에 대한 몇 가지 상식을 들어보고자 해서 짧게 적어보려 합니다.
특히, 여성 분들께서는 실제 임산부가 되어보셨거나, 되실 예정이시거나, 예정에 없을지언정(...) 관심은 있는 분들이 대다수일텐데
어떻게든 간접 경험이 될 수 밖에 없는 ~ 현대 과학 기술로 대장 분만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긴 하지만 시도는 많지 않겠죠 ^^;; ~
남성 분들 께 산후 조리가 왜 필요한지 이야기 해 보고 싶어서요... 그야말로 상식 선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참, 전 관련 업계나(...), 산후조리 센터에서 일하거나(...), 신생아 관련품 생산 공정과 관계 없는(...)
교육학 관련 직종을 가지고 있어요. 다만 친인척 분 중 한분이 출산 직후 생을 마감한 적이 있는게
제법 큰 동기유발이 되겠네요.
1. 되도록 미온수(36.5) 이상의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 가끔 외국 처자들 이야기를 하면서 찬물에 목욕 해도 괜찮은데?!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실입니다. 괜찮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상식선~~~에서 이야기 하기로 했지요 ㅎㅎ 러시아 처녀들이 영하의 온도에 마당 앞 강물에 뛰어들어가 멱을 감아도 얼어죽지 않지만
보통 사람들은 한 여름 한강 물에 뛰어들어도 감기 걸리는 사람이 있고 안 걸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감기도 그런데 산후 조리는 '될 수 있으면' 신경을 써주는게 좋겠죠? 'ㅁ^
따뜻한 물은 오랜 시간 동안 '생명의 무게 보다는 가볍지만 물리적으로 10개월 품고 있기에 무리가 있는' 중량을 가진 아기를 몸 안에 넣고
지내던 지친 임산부의 몸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기에 좋습니다.
너무 뜨거운 물은 '체력적으로 지친' 몸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따뜻한 물은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이 되지요.
아니... 임산부 아니어도 따뜻한 물에 하는 목욕은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잖아요.,...? 반신욕이라든지.
/ 가끔 반대로 삼칠일(출산 직후 21일) 이전엔 목욕 하면 안된다!! 풍 든다!! 라고 반대 되는 이야기를 하는 어르신들도 있습니다.
다만, 이는 예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이야기가 와전된 경향이 클 수 있습니다.
광복 이전의 우리나라는 충분히 많은 양의 따뜻한 물을 펑펑 써대며 산후 조리를 하기 힘들었습니다.
난방 온도의 섬세한 조절도 힘들었고요. 그래서 함부로 목욕을 하면 오히려 더 추워지거나, 세균 감염 때문에 안 하느니 만도 못한 경우가 많았죠.
요즘 우리에게는 샤워기가 있습니다. 난방기도 있구요. 미온수에 찰찰하니 샤워해주시면 됩니다.
출산 직 후의 여성의 몸 상태는
생리 중(...)의 심신 상태 + 마치 수능 끝난 뒤의 허탈함과 흡사한 상실감 + 일인분으로 태어나서 이인분의 삶을 감당하던 몸의 피로와 탈력감 = 으어어어!!!!!! ............... 와 같습니다. 너무 피곤할 때 & 생리 중일 때 입욕을 자제하듯이 하는, 그~~런 식의 조심스런 목욕은 위에 적은대로 도움이 됩니다.
2. 호박 + 미역국만 먹고 사는건 아니다. 다만, 골고루 먹을 때 저것들을 많이 먹어주면 좋다.
호박은 붓기, 즉 세포 외 수포 생성을 억제하는 물질과 향상성 조절기능, 베타 카로틴 등 수많은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서
만성 피로 + 근육 충격 + 산후풍을 앓고 있는 여성 분들 께 '과학적으로 효과가 있습니다.'
당뇨와 불면증에도 효과가 있지요. 피를 부드럽~~~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칼륨이 많이 들어있거든요.
우리 몸의 항상성에 필요한 물질은 많! 이!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제일 중요한건 나트륨과 칼륨이에요.
둘은 서로 주거니 받거니 길항작용을 하는 마치 태진아와 송대관과 같은 사이......... 그만하죠.
나트륨 is 소금이야 우리는 넘치도록 넘치게 공급받는 한국 싸람입니다. 그러므로 칼륨을 보충해 봅시다!!! 죠.
다만 피가 너무 안 멈추거나 특수케이스로 칼륨이 너무 넘치거나 하는 경우에는 자제하는게 좋습니다.
미역국은 그 점에서 호박과 쿵짝이 잘 맞습니다. 미역국엔 소금이 쬐금 들어가구, 약간의 (종류는 가정마다 다른)단백질과
미역이 들어가죠. 미역국이니까요.
소금과 단백질, 무기질, 수분, 다 중요하지만 미역에서 제일 스포트라이트 톼* 받는 요소는 요오드<아이오딘>입니다.
미역에는 요오드가 많아서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재료가 됩니다. 갑상선 호르몬이 모자라면 신체가 붓고 활기가 떨어지는데, 이를 보충해줍니다.
요오드는 몸에 들어가 티록신의 원료가 됩니다. 이 티록신은 포도당의 분해를 돕고, 체온을 높이며, 유아의 신경세포 분화와 성숙에 관여하고, 신체에 활기를 불어넣어줍니다. 미역국은 산모의 몸에 좋아요. 그리고 그 모유를 먹을 아이에게 더 좋아요!!
급하게 사이드로 빠지는 것 같지만 관계 있는 이야기로, 체르노빌 원전이 터지고 나서 갑상선암이 급증한 적이 있습니다.
오염된 세슘이 날아다니면서 갑상선을 공격해(...) 암에 걸리는거죠. 이 때 요오드알약을 먹으면 상태가 호전되기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요오드 용제를 사재끼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물론 요오드 용제 <<<<<< 미역 입니다. 요오드가 자연 생산품과 화학품으로 달라져서 공장표 요오드 나빠!!!가 아니고 (...)
원래 자연품으로서의 몸에 좋은 것들에는 그 성분 말고도 다른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아직 사람이 잘 모를 수도 있는
길항작용을 다채롭게 행합니다. 그게 자연스럽기 때문인지(?) 사람 몸에도 더 나아요.
사람이 만드는 비타민이나 알약, 용제 같은 것은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순수합니다. 약효가 강하고, 효과가 빠르고, 딱 정해진 물질만 들어있죠.
한의학에서도 약은 상약 중약 하약으로 구분하는데, 이게 좋은약 나쁜약 이상한약이 아니라,
어떤 성분의 독성 문제입니다. 약효가 센 약은 독성이 강하고, 약효가 약한 약은 독성도 약합니다. 약효가 센 약이 상약이 아니라, 독성이 약한 약이 상약이에요. 스테로이드는 약효가 센 하약이고, 인삼은 건강보조식품st지만 한의학에선 등급이 몹시 높은 상약입니다.
그러니까 아주 급한 상황에서 '약'으로 복용하는 것 보다는, 음식을 먹어조져 섭취해 몸을 가꾸는게 건강하고 건전한 신체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까 미역국은 미역국.... 이게 아니고... 여튼 적당히 드셔주시는게 좋습니다.
/ 호박과 비슷한 논리가 산 후 부은 것은 안 빠지니 땀으로 빼야 한다!!!!!!!!!! 가 있습니다. 반만 사실입니다. 먹어서 찐 것도 있(..)
사실 출산 후의 부종은 세포 외 필요없는 수분 축적이라 일시적인 경우가 많아서 아주 노력해서 다 빼주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가면 빠져나가요. (언제나 예외는 있다.)
다만, 몸의 항상성의 세계는 깊고 심오합니다(...) 부어있는 기간이 너무 길면 몸띵이가 '아, 이 상태가 이 몸의 Best구나' 하고 붓기를 유지하는 난감한 케이스가 생깁니다. 조상님들은 그것을 방에 불을 때서 지져 땀을 빼는 것과, 호박으로 관리해오신거죠.
'관리' 입니다. 다이어트 처럼...... 살은 살~~살 빼야 해요 (%드립임)
너무 과하게 쎄게 심하게 하면 몸을 오히려 해쳐요. 호박이랑 미역국만 먹고 살지 마세요 ㅠㅠ
3. 팔다리를 붕대로 싸매서라도 움직이면 안된다. <- NO. 가벼운 스트레칭 필수.
앞에서 누누히 이야기 했지만 산후의 여성 분은 환자와 다름이 별로 없습니다(..) 쉬어야 해요. 그런데 사람 마다 휴식의 차이가 있는게 요점입니다.
꼼짝도 못 할 것 같으면 꼼짝도 못하고 누워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움직이고 싶으면 움직여야 합니다!!!
그렇다고 집안일 다 하시면 골룸합니다. 집안일 is 노동. 스트레칭 is 휴식.
전설의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를 해보셨습니까...?
안 해보신 분들을 위해 설명을 하자면 모니터 안에 딸자식을 노동 강요 하면서 키워재끼는 게임입니다.
여튼 이런 모니터 속 전자계집도 아플 때 일 시키면 드러눕고 쥭스미다. 전자 계집도 무리하면 죽는다고요!!! real!!
4. 제일 중요한건 육신 안정과 마음의 평화
별표 다섯개 ★
애기 가질 때 남편들이 한 겨울에 딸기 사러가고, 구할 길 없는 기내식 구하러 뛰어댕기고, 찬물에 목욕도 안하고, 시어머니가 설거지를 대신 해주는
천지 개벽할 일들이 이 때 집중 되는건........................ 다 4번을 위해서 입니다.
플라시보 이펙트라고 유명한 심리학 용어가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에 따라 효과 없는 약인데 효능을 보이는 신비한 작용이죠.
효과는 똑같은데 방향성이 반대일 경우 용어가 바뀝니다. 낙인 이론이죠. 어린이 한명 잡아놓고 넌 말썽장이 사고뭉치야!! 하면 진짜로 막나가는 애로 바뀐다는 무시무시한 실험이 있습니다.
좋다고 믿으면 좋아지고 나쁘다고 믿으면 나빠집니다. 뭐든 하는게 마음이 편할 것 같으면 그렇게 하시고, 안 하는게 나을 것 같으면 그렇게 하세요.
다만 진짜 마음 만으로 모든 상황을 극복하긴 너무 힘드니까 이렇게 긴 글을 써재끼며 조언을 드리는겁니다.
맛있는 딸기 드시고, 귤도 드시고, 미역국 먹다 질리면 족발도 뜯으시고.....
다만 산 후에는 지나친 용씀과 육체 피로 떄문에 '실제로 육체의 강도가 떨어집니다.'
이빨이 흔들리고 근육이 틀리면서 늘어났던 배거죽이 줄어들고, 만성 생리 상태인 것 처럼 호르몬이 불균형해져서 별 것 아닌 일에 빡치고
눈물이 나고, 십이지장이 간지러우며, 애기 무게 때문에 눌렸던 소화기관과 방광이 용트림을 해대고, 오줌과 분비물이 샐 수도 있습니다.
무릎과 턱뼈가 욱씬거리면서 심각하면 귀에 이명이 들리고 우울증에 걸립니다.
하고 싶은 것을 산후에 다 하는게 아니라, 무리는하지 마세요.
5. 서로 배려하는 부부관계를 생각하십시오.
제가 이 글을 쓴 가장 큰 목적은 1~4번을 이야기 하는 것도 있었지만, 5번입니다.
정신적인 안정과도 연결되는 이것은.... 찬물샤워 및 그 외 다른 조치를 하고 안 하고의 모든 것을 넘어서는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면 다 아는 이야기를 왜 이렇게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지 궁금하신 여성/남성 분도 있을 것이며
헐 나는 사실 몰랐어... 여성/남성 분도 있을 것이고
알았는데 이유를 알았네요. 글쓴분 땡큐★ 하는 여성/남성 분도 있을 것이며
남의 일에 뭔 상관이야 하고 빡치는 여성/남성분도 있을겁니다 (...)
다만 알아주셨으면 해서요.
이런 쉽고 사소한 것도 모를 수 있는 배우자나, 이런 것을 알면서도 알아서 해주지 않아 상대 배우자에게 섭섭해 하는 배우자나,
알면서도 어려워서 못 하는 배우자나........ 모두 있을 수 있습니다.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그렇기 때문에 알려주세요. 왜 필요한 것이고 왜 해주었으면 좋겠는지. 왜 해야 하는 것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서로 서로 알려주고 물어가면서 겪는 큰 일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더욱 강하게 하고
앞으로 자라날 새로운 생명에게 가르쳐주고 또한 배워야 할 일이 될 것입니다.
상식적인 내용을 쓸데 없이 길게 늘려쓴 감도 없지 않은데............ 그래도 저는 이 글을 적어야 겠다고 생각했고,
마무리 하면서 기쁘네요. 이 글을 읽고 보탬이 될 분이 한분이라도 있을 것만 같아서 두근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