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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지 국내 대중가요의 가사들은 내용이 다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보통 널 사랑한다거나 이별해서 슬프다는 내용들인데, 그런 노래들이 얼마나 많을지 궁금했다.
그래서 현재 멜론 실시간 Top 100의 노래들을 가사 내용별로 분류해 보았다.
먼저, 각 노래별로 가사를 보고 구체적인 내용을 간추려 보았다.
이 내용을 좀 더 간단하게 분류하고 (ex.사귀자 → 널 사랑한다, 시발 → 슬프다)
더욱 간결한 분류로 통일된 카테고리를 만들어 보았다. (ex. 사랑때매 기쁘다 → 널 사랑한다, 그립다 → 슬프다)
그 결과, 멜론 실시간 Top100의 노래들 중 '널 사랑한다'는 주제의 노래는 총 42곡이었으며
'사랑때매 슬프다'는 주제의 노래는 총 41곡이었다.
말하자면 지금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노래 100곡 중 83곡이 남녀간의 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다.
그 외의 주제를 가진 노래들을 살펴보자.
'난 잘났다' 6곡
'인생무상' 5곡
묶어서 분류하기 힘든 독창적 주제의 노래들이 6곡
내용별 비율을 원형 그래프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시장 원리에 따른 장르의 획일화라는 것은, 대중문화라면 분야를 막론하고 피할 수 없는 현상이고
대중음악 역시 다양성의 부재라는 당연한 비판에 늘 직면해왔으며, 비판의 대상은 늘 '아이돌 댄스곡'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 처럼 '아이돌 문화'가 문제일까?
현재의 멜론 실시간 Top 100 리뷰 결과, 의외로 상위권의 장르 자체는 다양하다.
발라드도 있고 댄스곡도 있고 힙합도 있고 포크송도 있다.
정말로 다양하지 못 한 것은 장르나 가수가 아니라, 가사의 내용이다.
발라드도 댄스곡도 힙합도 포크송도 다 똑같은 주제의 가사로 노래를 한다.
심지어 독창성이 곧 정체성인 인디음악조차 비슷한 주제의 노래들이 대부분이다.
이것이 대단히 큰 문제는 아니다. 상술했듯, 시장 원리에 따른 장르의 획일화는 당연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단지 이 글을 통해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양성의 부재를 비판하려면 그 대상은 음악의 장르가 아니라 내용이 되어야 한다는 것.
주제의 다양성만 놓고 따지자면, 실력 있는 뮤지션인 토이보다 아이돌인 인피니트H쪽이 더 다양하다.
사실 음악에만 국한된 현상도 아니고, 드라마, 영화 등 모든 컨텐츠에 그런 주제가 포함되고 있다.
그런 내용을 원하는 소비자가 원인인지 그런 내용만 만드는 생산자가 원인인지 따져 보자면, 아마 둘 다일거다.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주제의 문화 컨텐츠들이 생산되고, 그런 컨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생각해보면 돌아와요 부산항에, 발해를 꿈꾸며, 전사의 후예, 촛불 하나 이런 노래들도 무지하게 잘 나갔었는데
결국 다양성의 문제는, 생산자들이 먼저 더 분발해줘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 출처 없음. 직접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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