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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103972
    작성자 : Jinandrew
    추천 : 10
    조회수 : 982
    IP : 68.0.***.239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4/09/23 06:37:56
    http://todayhumor.com/?animal_103972 모바일
    입양한지 4달이 된 고양이 모모와 키키에요.
    올해 5월 말쯤에 1주 차로 동물보호소에서 입양온 우리 냥이들이에요.

    모모는 이미 성묘인 상태에서 입양와서 사실 큰 변화가 없는데 (살이 많이 쪘다는 것 빼고..?)

    키키는 1키로 조금 넘는 상태에서 2.7키로까지 늘고 체격도 많이 커졌네요.

    아깽이때 사진 많이 찍어두어야 한다는데, 이녀석들이 잘 때빼곤 한자리에 가만히 있질 않고

    집안 조명도 컴컴해서 흔들리지 않는 사진 찍는게 보통일이 아니네요.

    막 입양했을 때 더 사진 많이 찍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모모는 입양당시에 보호소에서 아기들을 terminate했다고 하더라구요.. 임신중 태아가 제거당한 가슴아픈 역사를 가진 고양이에요.

    처음엔 그 말을 듣고 얼떨떨했는데 미국에선 중성화도 엄청 어릴 때(키키 생후 2개월때 중성화가 이미 된 상태였어요 보호소에서..) 하고

    아이가 생긴 상태면 낙태를 시키고 입양을 보내는거 같았어요. 다 그런건 아니겠죠? 암튼 보기보다 힘든 과거를 가진 모모에요 ㅠㅠ

    이미 성묘때 데려와서, 모모를 볼 때마다 그런 궁금증이 들어요. 너는 아기때 어디서 살았니? 엄마는 어떻게 생긴 고양이였니? 

    누가 너를 먹여주고 키워서  보호소까지 갔던 거니? 너가 어릴 땐 어떤 모습이였을까?  너가 사랑나누기를 한 남편 고양이는 어떤 고양이였니?  

    아기때 모모를 만나지 못했던 것이 너무너무 아쉬어요. 


    보호소의 가로세로 50cm도 안 되는 작은 철망속에서 생기없는 눈으로 구석에 쳐박혀 나오지 않는 모모에게 

    처음부터 막 데려오고 싶다 확신이 생겨서 데려온건 아니에요. 그냥 3주가 넘게 아무도 데려가지 않아서 그냥 공짜로 데려가라 (원래는

    30~100불 가량 보호소에 입양비로 내야해요... 중성화/예방접종 비용으로.) 고 말하는 보호소측의 말에, 아 우리가 안 데려가면

    얜 진짜 죽겠구나 싶어서 데려왔어요. 보호소에서 한시간을 가만히 모모를 지켜보며 고민에 또 고민했어요. 이아이를 사랑하고

    정을 주고 오래 키울 수 있을까..그래도 일주일만 더 있으면 안락사당하는 아이, 아무도 데려가지 않는 빼빼마른 아이여서 데려왔어요.

     
    그런데 집에 온 첫날부터 생기를 띠며 어루만져달라고 부비적거리는 모모를 보며 아 데려오길 잘했다.. 란 생각이 들어요.

    대소변도 한번도 실수하지 않고요. 안돼 라고 말하는 것도 금방 기억하고 다신 안 해요. 혹시 누구에게 키워지다 버려진걸까,

    전 주인이 혹시 모모를 학대했던건 아닐까 하는 별의별 생각도 다 들긴 했지만요. 기특해요. 안쓰럽기도 하구요.



    키키는 뭐 별로 할 말이 없네요.. 워낙 보호소에서 데려올 때부터 쌩쌩한 아이라. 

    사실 인기가 상대적으로 적어 안락사위기에 처할 성묘를 둘째로 데려오고 싶었는데 모모랑 부딪힐까봐 고민하다가 아깽이로

    데려왔어요. 그래도 한 5~6개월 냥이를 생각했는데 보호소에서 보니 이미 그정도 나이면 성묘랑 다름이 없어보이더라구요.

    보호소 철문을 여는 순간 도망가려고 정말 빛의 속도로 튀어나가 바닥을 기며 탈출을 시도하던 활발한 아깽이였어요.

    너의 부모님은 누구니? 넌 어쩌다 여기 보호소까지 온 거니? 지금 나와 살면서 행복하니? 라고 이것저것 묻고 싶지만 

    고양이와 대화를 할 수 있는방법을 알았다면 전 이미 그걸 이용해서 부자가 되었을 지도 모르죠.


    사실 키키를 데려오러 보호소에 가던 날, 유난히 그날따라 정말 많은 아기고양이들이 보엿어요. 

    가로세로 50cm 케이지 안에 아기고양이가 4~5마리씩,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아무리 청소해도 좁은 면적, 많은 수의 고양이들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저분해지는 화장실들...

    거기에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아기고양이 한마리는, 뒷다리 한쪽 무릎부분이 접히질 않고 쭉 펴진 상태로 굳어진 듯 보였어요.

    걷질 못하고 다리를 질질 끌며 걸어가는데, 순간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구요... 하지만 그런 고양이를 데려와 케어하고 감당해줄 자신이 없어 마음을 접었는데

    집에 와서도 몇 달이 지나서도 키키를 볼 때면 그 아기고양이가 계속 생각이 나요.  정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 고양이는 이미 하늘나라에 있겠죠... (30일 이 지나면 안락사하니까요...)  장애를 가진 고양이를 케어하시는 분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그 고양이를 떠올릴 때면 세상은 정말 잔인하고 냉혹한 곳이다 라는 생각을 해요. 더불어 여기 남편과 고양이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저는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도 자주 하구요.




    키키의 아깽이적 추억을 남기려 사진을 올리려다 이렇게 글이 길어졌네요.  20장은 안될것 같습니다...

    아래엔 처음 입양온지 일주일안에 찍은 사진이에요. 

    SAM_0444.JPG
    SAM_0502.JPG





    이렇게 작고 마른 아이들이 점점 살이 찌더니 3키로에서 4.7키로... 1키로에서 2.7키로가 되었습니다... 더 먹이다 뚱냥이될까봐 무섭네요 키키는 그렇다쳐도 이미 성묘인 모모는..ㅠㅠ



    20140913_002724.jpg

    키키는 맨날 이렇게 자요. 이게 편한걸까요?




    20140904_201127.jpg
    20140818_000409.jpg

    좁은곳을 사랑하는 키키


    20140724_184454.jpg
    오랄땐 안 오고 공부할때 책 바로 옆에 붙어 페이지 못넘기게 막는 키키



    20140711_112021.jpg
    가끔식 붙어서 같이 글루밍해주는 사이좋은 사이에요.

    na1.jpg
    역시 굳이 책과 제 사이를 끼어들어 자겠다는 저 의지의 키키


    20140921_182333.jpg
    20140921_182306.jpg
    20140826_195224.jpg
    이번엔 같이 더블로 티비보기와 책보기를 방해하겠다는 의지의 모모와 키키




    키키가 늘상 붙어서 가르릉 골골송 불렀는데 이제 자기도 컸다고 덜 그러네요....ㅠㅠ 역시 애기때 붙어있는걸 즐기라더니 그 말이 딱 맞아요.

    두마리는 사랑이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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