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말쯤에 1주 차로 동물보호소에서 입양온 우리 냥이들이에요.
모모는 이미 성묘인 상태에서 입양와서 사실 큰 변화가 없는데 (살이 많이 쪘다는 것 빼고..?)
키키는 1키로 조금 넘는 상태에서 2.7키로까지 늘고 체격도 많이 커졌네요.
아깽이때 사진 많이 찍어두어야 한다는데, 이녀석들이 잘 때빼곤 한자리에 가만히 있질 않고
집안 조명도 컴컴해서 흔들리지 않는 사진 찍는게 보통일이 아니네요.
막 입양했을 때 더 사진 많이 찍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모모는 입양당시에 보호소에서 아기들을 terminate했다고 하더라구요.. 임신중 태아가 제거당한 가슴아픈 역사를 가진 고양이에요.
처음엔 그 말을 듣고 얼떨떨했는데 미국에선 중성화도 엄청 어릴 때(키키 생후 2개월때 중성화가 이미 된 상태였어요 보호소에서..) 하고
아이가 생긴 상태면 낙태를 시키고 입양을 보내는거 같았
어요. 다 그런건 아니겠죠? 암튼 보기보다 힘든 과거를 가진 모모에요 ㅠㅠ
이미 성묘때 데려와서, 모모를 볼 때마다 그런 궁금증이 들어요. 너는 아기때 어디서 살았니? 엄마는 어떻게 생긴 고양이였니?
누가 너를 먹여주고 키워서 보호소까지 갔던 거니? 너가 어릴 땐 어떤 모습이였을까? 너가 사랑나누기를 한 남편 고양이는 어떤 고양이였니?
아기때 모모를 만나지 못했던 것이 너무너무 아쉬어요.
보호소의 가로세로 50cm도 안 되는 작은 철망속에서 생기없는 눈으로 구석에 쳐박혀 나오지 않는 모모에게
처음부터 막 데려오고 싶다 확신이 생겨서 데려온건 아니에요. 그냥 3주가 넘게 아무도 데려가지 않아서 그냥 공짜로 데려가라 (원래는
30~100불 가량 보호소에 입양비로 내야해요... 중성화/예방접종 비용으로.) 고 말하는 보호소측의 말에, 아 우리가 안 데려가면
얜 진짜 죽겠구나 싶어서 데려왔어요. 보호소에서 한시간을 가만히 모모를 지켜보며 고민에 또 고민했어요. 이아이를 사랑하고
정을 주고 오래 키울 수 있을까..그래도 일주일만 더 있으면 안락사당하는 아이, 아무도 데려가지 않는 빼빼마른 아이여서 데려왔어요.
그런데 집에 온 첫날부터 생기를 띠며 어루만져달라고 부비적거리는 모모를 보며 아 데려오길 잘했다.. 란 생각이 들어요.
대소변도 한번도 실수하지 않고요. 안돼 라고 말하는 것도 금방 기억하고 다신 안 해요. 혹시 누구에게 키워지다 버려진걸까,
전 주인이 혹시 모모를 학대했던건 아닐까 하는 별의별 생각도 다 들긴 했지만요. 기특해요. 안쓰럽기도 하구요.
키키는 뭐 별로 할 말이 없네요.. 워낙 보호소에서 데려올 때부터 쌩쌩한 아이라.
사실 인기가 상대적으로 적어 안락사위기에 처할 성묘를 둘째로 데려오고 싶었는데 모모랑 부딪힐까봐 고민하다가 아깽이로
데려왔어요. 그래도 한 5~6개월 냥이를 생각했는데 보호소에서 보니 이미 그정도 나이면 성묘랑 다름이 없어보이더라구요.
보호소 철문을 여는 순간 도망가려고 정말 빛의 속도로 튀어나가 바닥을 기며 탈출을 시도하던 활발한 아깽이였어요.
너의 부모님은 누구니? 넌 어쩌다 여기 보호소까지 온 거니? 지금 나와 살면서 행복하니? 라고 이것저것 묻고 싶지만
고양이와 대화를 할 수 있는방법을 알았다면 전 이미 그걸 이용해서 부자가 되었을 지도 모르죠.
사실 키키를 데려오러 보호소에 가던 날, 유난히 그날따라 정말 많은 아기고양이들이 보엿어요.
가로세로 50cm 케이지 안에 아기고양이가 4~5마리씩,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아무리 청소해도 좁은 면적, 많은 수의 고양이들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저분해지는 화장실들...
거기에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아기고양이 한마리는, 뒷다리 한쪽 무릎부분이 접히질 않고 쭉 펴진 상태로 굳어진 듯 보였어요.
걷질 못하고 다리를 질질 끌며 걸어가는데, 순간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구요... 하지만 그런 고양이를 데려와 케어하고 감당해줄 자신이 없어 마음을 접었는데
집에 와서도 몇 달이 지나서도 키키를 볼 때면 그 아기고양이가 계속 생각이 나요. 정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 고양이는 이미 하늘나라에 있겠죠... (30일 이 지나면 안락사하니까요...) 장애를 가진 고양이를 케어하시는 분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그 고양이를 떠올릴 때면 세상은 정말 잔인하고 냉혹한 곳이다 라는 생각을 해요. 더불어 여기 남편과 고양이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저는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도 자주 하구요.
키키의 아깽이적 추억을 남기려 사진을 올리려다 이렇게 글이 길어졌네요. 20장은 안될것 같습니다...
아래엔 처음 입양온지 일주일안에 찍은 사진이에요.
이렇게 작고 마른 아이들이 점점 살이 찌더니 3키로에서 4.7키로... 1키로에서 2.7키로가 되었습니다... 더 먹이다 뚱냥이될까봐 무섭네요 키키는 그렇다쳐도 이미 성묘인 모모는..ㅠㅠ
키키는 맨날 이렇게 자요. 이게 편한걸까요?
좁은곳을 사랑하는 키키
오랄땐 안 오고 공부할때 책 바로 옆에 붙어 페이지 못넘기게 막는 키키
가끔식 붙어서 같이 글루밍해주는 사이좋은 사이에요.
역시 굳이 책과 제 사이를 끼어들어 자겠다는 저 의지의 키키
이번엔 같이 더블로 티비보기와 책보기를 방해하겠다는 의지의 모모와 키키
키키가 늘상 붙어서 가르릉 골골송 불렀는데 이제 자기도 컸다고 덜 그러네요....ㅠㅠ 역시 애기때 붙어있는걸 즐기라더니 그 말이 딱 맞아요.
두마리는 사랑이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