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공연 다음 순서가 이재명 시장의 축사였다. (이 시장이) 현장에 있었다는 얘기다. 나는 예산 심의 도중 보고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가 오후 6시30분께 도착했다. 사고 환풍구 바로 옆에 있는 부동산 사무실의 작은 책상에서 나와 이종훈 국회의원, 이재명 시장, 그리고 경기도 소방본부장이 긴급 현장회의를 했다. 피해자 중 고등학생은 없었는데, 일부 언론이 세월호처럼 학생들 피해가 있는 것 같다는 보도를 하고 있어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대변인을 통해 팩트를 알리는게 시급한 상황이었다."
"우선, 대책본부장을 누구로 할 것인가가 쟁점이었다. (내가) 소방본부장에게 법(法)상 어떻게 돼 있느냐고 물으니까 ‘성남과 수원 등 2개 이상의 지자체에 걸쳐 발생한 사고면 도지사가 대책본부장을 하는게 맞는데, 이번처럼 성남시 한곳에 국한된 사고라면 시장이 대책본부장을 맞도록 돼 있다’고 보고를 했다."
"대책본부장을 누가 맡을 것인지도 이슈였다. 사건의 중대성에 비춰 성남시청에 설치하자고 얘기 했더니 또 이 시장이 펄쩍 뛰었다. '성남이 무슨 책임이 있다고 성남에 설치 하느냐, 이 사고와 관련해서 성남의 'ㅅ'자도 꺼내지 말라'면서 말이다. 시간이 급하니 할 수 없이 내가 양보해서 분당구청에 대책본부를 설치하기로 합의하게 된 것이다. 그 전까지는 이 시장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책임회피를 하려고 드니까 적지않게 실망하게 됐다. 이건 책임의 문제가 아닌 수습의 문제가 아닌가."
"우여곡절 끝에 분당구청 대회의실에 대책본부를 설치하게 됐다. 저녁 9시께 정홍원 총리가 방문한다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성남부시장을 불러서 총리도 오고 언론사도 다들 나올테니 대회의실 문에 대책본부임을 알리는 플래카드나 입간판을 설치해 보라고 했다. 한 두시간 지나서 안내판이 설치됐다고 해서 가봤는데 이게 또 가관이었다. '경기도 판교환풍구 사고 대책본부'로 돼 있었다. ‘성남시’라는 글자가 아예 없었다. 마치 성남시는 전혀 관련이 없고 경기도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처럼 말이다. 부시장을 불러 '성남시가 없어졌냐, 판교가 경기도 직할이냐'고 질책 했더니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아마도 시장에게 보고하고 문구를 만들었는데 부지사가 질책하니 중간에 끼어 입장이 곤란했던 모양이다. 결국 총리 올 시간이 다 돼 가고해서 앞부분 경기도를 잘라내고 경기도도, 성남시도 없는 ‘판교 환풍구 사고 대책본부’로 만들어 붙이고 총리를 맞게됐다."
"(총리 방문 후) 사흘간 성남시가 잘 도와준 것은 사실이다. 김밥이라든지 생수라든지 팩스나 컴퓨터 설치 등 대책본부가 기능할 수 있도록 잘 도와줬다. 그 사흘동안 유족대표들과 여러차례 회의가 있었다. 언론에 많이 알려졌던 것 처럼 사고는 금요일날 발생했고, 월요일 새벽 3시30분에 57시간의 협상이 완료되고 그날 새벽 발인을 마침으로써 사고수습이 종료됐다. 새벽 협상이 종료되고 경기도, 성남시, 행사주체인 E언론사, 그리고 유족대표간 합의서에 서명을 해야 하는데 일은 또 벌어졌다. 이 시장이 사인을 못하겠다고 버텼다. '성남시가 무슨 책임이 있다고 합의서에 사인을 하느냐'면서 말이다. 경기도청에 최종 합의문 문서가 있다. 도청에 문서공개 청구하면 부지사인 나와 행사주체인 E언론사 대표, 유족대표의 사인은 들어가 있는데 성남시장 사인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월요일 아침 10시 합의발표가 있었다. 모든 언론, 방송이 왔고 유족과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졌음을 발표해야 했다. 이재명 시장이 오더니 발표는 자기가 하면 어떻겠냐고 했다. 그래서 '합의서에 사인도 안하고 책임도 없다던 분이 웬 발표냐'고 했더니 '그래도 명색이 공동대책위원장인데 TV에 한번 나가게 해달라'고 했다. 내가 사람이 모질지 못하고 사흘동안 성남시청 공무원들이 고생한 것도 있고 해서 타협안을 냈다. 이 시장은 시작할 때 짧게 합의가 원만히 이뤄졌음을 애기한 뒤 빠지고 합의내용은 유족대표가 발표하는 것으로 말이다.
이 시장은 좋아라 하며 그리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날 아침 TV 생중계에 나온 이 시장은 새벽에 한 약속은 깡그리 무시하고 합의 내용까지 본인이 전부 발표를 해서 10분가량의 생중계 시간 대부분을 잡아 먹었다. 유족대표는 이 시장 발표와 중복되는 얘기를 다시한번 할 수 밖에 없었다. 참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생중계라 중간에 자를 수도 없었던 한계가 있었다.
지난번 대선 때 보니 유튜브 등에 (이 시장) 본인이 판교 환풍구 사고를 수습한 영웅인 듯한 동영상을 올려 놓았던데 아무리 정치인이라고 해도 금도는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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