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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032719
    작성자 : 익명ZGJkZ
    추천 : 2
    조회수 : 220
    IP : ZGJkZ (변조아이피)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4/03/14 01:11:33
    http://todayhumor.com/?gomin_1032719 모바일
    일년 만에 복학하고 나서, 사람들을 만나고 나서,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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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 내용부분에는 반말로 써져 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한번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 뻔뻔한 말인가.


    일기에 가까운 글.

    나는 작가다.

    소설을 썼다. 두편. 둘다 장르소설이었다.

    어려서 나는 교과서대신 책을 보았다. 소설책을 보았다. 그렇게 자랐고, 이렇게 되었다.

    글을 쓰는 것은 꽤나 재미있었고, 나는 그것을 생업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르시장이라는 것은 날마다 척박해지고 말았고, 그 틈바구니 사이에서 아득바득 버티어낼 만큼의 근성도 실력도 없었던 것 같다.

    결국 나는 그것을 직업으로 삼기를 포기했다.

    그게 중요한건 아니고. 걍 나의 배경설명중 하나이다.

    나에게 있어서 글이라는 것은 꽤나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먼저 설명을 좀 한 것이다.

     

    "오빠는 참 특이해요."

    대학의 복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다.

    특이하다는 말. 나는 그것을 이상하다라는 뜻으로 들었다.

    그것이 결코 좋지 않은 의미일것이라고도 생각했다.

    그 아이는 그런 의미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생각해 봤다. 내가 특이한가.

    맞았다. 나는 특이했다.

     

    여러모로 특이했다.

    나를 규정하기 위해서 쓰여지는 단어는 꽤나 많다.

     

    특이한 성격.

    여러가지 요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마 그 심리기저에 깔린 것은 자기혐오와 피해망상일 것이다.

     

    심리과에 가서 치료를 받아서 그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자가진단이라는 것이 무척 어렵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 것에 불구하다. 하지만, 설령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더라도, 그러한 병명은 끼어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나는 명치가 아팠다.

     

    십일 전.

    나는 홀로 복학했다.

    일년여간의 휴학 뒤의 일이었다.

    그전부터도 외톨이기는 했지만, 느슨하게나마 이어져 있던 끈이 이제는 사라져 아무것도 없었다. 남은 것이.

    그때, 나는 편하다고 생각했다.

     

    아웃사이더라는 말이 있는데, 학교내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이 아주 잘 맞는 사람이었다.

    나는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했다.

    혼자가 편했다.

    홀로,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있는 게 더 편했다.

    밥을 혼자 먹는 건 약간 힘든 일이었지만, 그래도 나를 신경쓸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신경이 덜 쓰였다.

    그래서 나에게는 오히려 혼자가 할만한 것이다.

    물론, 외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혼자있다고 해서, 외롭지 않은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와 마음이 맞을 것 같을 사람을 찾는 수고는 하고 싶지 않았다.

    나의 이 상태가 충분히 괜찮다면, 구태여 인연을 찾는 수고도 하고싶지 않았다.

     

    문자가 왔다.

    총학생회의 문자였다.

     

    [환영회를 실시합니다, 모여주세요.]

     

    처음 나는 그 문자를 보고 내심 코웃음을 쳤다.

    마침 나는 혼자만의 시간이 참 마음에 들었던 참이었다. 이제와서 그것을 방해받는 것은 참 싫다고 생각했다.

     

    오일 전쯤의 일.

    내가 듣는 학과에는 조별과제가 무척 많았다.

    나에게 있어서 조별과제는 어려운 것이었지만, 애초부터 그냥 나 혼자 하고 말지,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냥, 하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같은 조원이 이번에 나와 같은 모임의 문자를 받아, 참석한다고 했다.

     

    그들은 성격이 좋아 보였고, 마침 금일 있는 환영회에 모이자고 했다.

    나는 그때 거절했지만

    그날 수업이 끝나고 나니 그들이 보였다.

    그리고 나는 외롭다고 생각했다. 내 삶이 퍽퍽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따라가보기로 했다.

     

    나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7 싫었다.

    그때는 그냥 단순히 생각했다.

     

    '나는 그냥 사람이 싫어.'

    '나는 고고한 사람이다.'

     

    나는 허세가 정말 강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때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 본질은 좀더 다른 곳에 있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내가 뭔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 같았다.

    나의 모든 장점이 가려지고, 단점이 떠오를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 단점을 가리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아마, 이런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래, 역시 혼자는 외로워. 그러니까 누군가 안면은 두루 익히고, 그래도 혼자 다니자.'

     

    결과적으로 볼때는 그렇게 되지 않았지만.

    나는 그날 경박하고 누구에게나 찾아가 넉살좋게 말할수 있는 천방지축의 사나이가 되었고, 그날 나의 나이가 많은 편이라 상대적으로 편하게 모임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위의 생각은 결과적으로 말하면, 실현되지는 않았다.

    자세한 이야기는 어쨌든 가볍게 설명해보자면 이렇다.

    나는 허세와 헛소리, 그리고 거짓말을 잘했고 어린애 같았으며, 무례했다. 나는 나 자신을 숨길줄 몰랐으며, 내놓아서는 안될 것까지 가볍게 입에 담아 버렸다.

    나는 그것을 당시에 몰랐으며, 후일 생각해 보았을 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의 속하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시 내 심리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최근에 안 사실인데 사실 나는 내가 싫은 것 같다.

    뒤돌아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는 나의 잘못에 대해서 생각했고, 그것에 대해 자책했다.

    그 자책이 쌓이고 쌓여서, 독이 되었다.

    마음의 독이라는 것은 본디 그 자신을 먼저 상처 입히는 법이다.

    내 독의 이름은 자기혐오와, 그리고 피해망상이었다.

    그러고보니 피해망상은 그냥 부차적인 것 같기도 하다.

     

    모르겠다, 내가 피해를 주었다고 생각한 당사자에게 있어서는 그냥 표정 한번 찌푸리고 말 일일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생각한 순간 가슴이 아프다.

    가슴이 왜 아픈 것일까.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아마, 내 자신의 평판이 나빠진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미에서 그런 것 같다. 나는 본디 남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나는 나를 위해서 그렇게 자책하는 것이다. 참 웃기는 놈이다. 내가 봐도.

     

    아아, 괴롭다, 괴로워.

    심상이란 왜 눈에 보이지 않는데 나를 괴롭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정말 슬프고 괴로워서 한숨밖에 나오질 않는다.

     

    가장 백미인 것은, 일단 그 고민의 해답을 내려도 무시된다는 것이다.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나의 문제점은 명확했다.

    너무 자책이 심하다. 과도했다는 것이다.

    거기에 너무 괴로워 해결책을 도출했다.

    어떻게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잘해보자는 것.

    참 우울한 사람에게 긍정적으로 살아요^^이러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이 단순한 말이다. 하지만 그게 맞는 말이기도 하지.

    그래, 아무튼 나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보기로 했고, 내가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개인적인 실수를 누구나 할수 있는 실수, 혹은 관점을 바꾸어서 오히려 좋게 비추어지는 것으로 바꾸어 보았으며, 그 해답에 대해 나름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 결론은 값싼 진통제여서, 고작 십여분의 안식만을 주었다.

     

    특이하다...

    나는 특이하다. 그래서 오늘 생각한 것이, 평범한 사람이 되고싶다 라는 것이다.

    이런 글 쓰는걸 보면 이미 반쯤 물 건너간 일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지금 글을 쓰고 있다.

    원래 소설사이트에 써볼까 했는데, 연재하다보면 누군가 한명은 나를 알아볼 거 같아서 관둔다.

    이런 글 쓴거 애들한테 보이면 너무 부끄럽다.

    아무튼 생각해보니까 떠오르는게 익명 게시판이더라.

    시간도 새벽이고. 쓸데없이 감성도 충만하니 글도 참 잘 써지고.

    글 쓰는 시간이 적지 않았는데 그 시간동안 마음의 덩어리도 어느정도 씻겨내려가는 기분이다. 이게 값싼게 되는지, 비싼게 되는지는 글 올리고 시간이 지나봐야 아는 일이겠지만.

     

    글은 여기까지.

    혹시 읽고 추천하려는 분은, 부탁이니 제발 그만두고 대신 댓글만 달아주세요;;

    욕은 감당하기 어려우니, 걍 얄팍한 거라도 좋으니까 격려의 말도 해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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