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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이 최고인 이유
북미에 사는 아직까지도 유부녀인게 실감이 안나는 유부징어임. 남편이랑 결혼해서 같이 산지 9개월차.
우리 남편은 나밖에 모름. 내가 남편의 첫 사랑임.
우선 우리 남편은 한국인이 아님. 나 만나기 전엔 한국에 대해서는 “불고기” “김치” 밖에 몰랐음.
근데 나를 만나고 나서 한글을 독학하더니 요새도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음. 뭐 만하면 “대박” 대박을 열심히 외치고 다님.
발음도 엄청 좋아서 한인마트 가서 “안녕하세요” 라고 직원분께 인사 드리면 남편이 한국인 인줄 알고 한국말로 대화를 시도하심
그러고 “봉지 필요하세요?” 라고 물으시면 당황한 남편은 “네에. 고마워요. 제가 조금 한국말. 미안합니다.”
그러고는 강아지 똥마려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봄. 나에게 토스하겠다는 눈빛.
그러고는 나랑 직원분이랑 한국어로 대화하는걸 엄청 부러운+자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봄.
차에 장본걸 싣고있는데 “자기야, 언제부터 이렇게 한국말을 잘한거야? 자기야는 진짜 똑똑해. 대박. 대박,” 이럼ㅋㅋㅋ
그의 눈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예쁘고 똑똑하며 지혜로운 여신 – 그리고 이걸 세상 모두에게 말함.
한번은 친정에 갔는데 엄마랑 대화를 나누는 내 옆에서 계속 내 손을 쓰담쓰담하고 꿀 떨어지는 눈으로 나를 관찰하는 남편을
엄마랑 고모가 보더니 “증세를 보니 말기네 말기야” “어린놈이 안됐어. ㅉㅉ”
오죽하면 우리 엄마는 우리가 시댁에 간다고 할때마다 “너 가기전에 네 남편 교육좀 시키고 가라.
시어머니 앞에서 그렇게 하면 시어머니가 싫어하시겠다” 이러심.
엄마의 걱정도 이해가 가는게… 남편이 시댁에 가서 시어머니 앞에서까지 “우리 ㅇㅇ이 엄청 이쁘지? 화장해도 이렇게 이쁜데,
엄마가 우리 ㅇㅇ이 쌩얼 못본게 안타깝다. 세상에서 제일 예뻐.” 나는 부끄러워서 남편 등짝을 후드려팸ㅋㅋㅋ
어느 날은 시어머니랑 만두 빚고 있었는데 “우와 엄마보다 ㅇㅇ이가 훨씬 더 이쁘게 만들지? 엄마는 30년 했는데,
오늘 처음 만들어보는 우리 ㅇㅇ이는 역시 머리가 좋으니까 만두도 이쁘게 만들어. 진짜 최고다.”
시어머니는 근데 거기에 맞장구 쳐주심 “그러게 니 손은 똥손인데. 우리 ㅇㅇ이는 최고네.” 난 몸둘바를 모르겠음.
(남편은 정말 정말 만두를 못빚음. 만두 만들어놓으면 전부 다 터져버림 그래놓고는 나보고 고쳐놓으라고 함. 똥손이 만든 만두는 해리포터도 못고침.)
가끔 내가 샤워하고 나서 머리카락을 드라이어로 말리고 있으면 “All hail the queen (모두 여왕을 경배하라)” 라며 바닥에 꿇고 앉아서
나를 숭배하는 몸짓을 함. 참 귀여움. 그럼 나도 바닥에 얼른 꿇고 몸을 남편보다 더 낮게 숙이고 남편을 숭배하는 몸짓을 함.
둘이 막 누가 더 숙이나 경쟁하다가 빵터져서 미친듯이 막 웃음. 가끔 우리 정말 제정신 아닌거 같음.
소변은 무조건 앉아서 봄. 우리 남편은 항상 앉아서 봐서 이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몰랐는데 주변 이야기 들어보니까
이걸로 스트레스 받고 싸우는 커플들 있는거 같음. 나는 앉아서 소변보시고 게다가 변기와 샤워실을 이삼일에 한번씩 청소하는 남편님께 무한 감사.
매일 아침 눈 뜨면 내 얼굴 여기저기에 마구마구 뽀뽀를 해줌.
그리고는 “으흐흐흫흫흫” 이런 이상한 소리를 마구 냄. 물어보면 그냥 귀엽고 사랑스러운걸 보면 자연스럽게 나는 소리라고 함.
나는 가끔 자는척하며 나에게 뽀뽀하는 남편을 보고 어금니를 꽉 뭄. 남편이 너무너무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나도 몰래 어금니를 꽉 물게됨.
결혼하고 가장 크게 싸웠던 일이 있는데, 그게 남편은 샤워를 같이 하는걸 정말 정말 좋아함.
나는 비좁고 귀찮아서 혼자 샤워를 후딱 하고 나오는걸 좋아함. 그날은 남편이 같이 샤워를 하고 싶다고 계속 살살 꼬시고 저녁식사도
“자기야가 원하는거 먹자,” 설거지도 남편이 다 하고, 음식물 쓰레기랑 재활용도 남편이 다 했음.
근데 그날따라 내가 속이 안좋아서 큰걸 보느라 화장실에 들어가서 있었음.
근데 큰걸 다 보고나서 남편을 부르자니 화장실 냄새가 좀 심한거임…
그래서 이 고약한 냄새를 샴푸냄새로 가려버리자 하고 샤워실에 들어가서 샤워를 시작함.
근데 내가 혼자 샤워를 해버려서 남편이 엄청 엄청 삐쳐버림.
나는 별일 아닌거로 생각해서 “히히히 나 혼자 샤워해버렸지롱!” 이러면서 좀 얄밉게 놀렸음.
남편이 삐친채로 화내면서 차고로 가더니 차를 몰고 나가버림. 난 당황해서 뭐지?! 이러고… 남편한테 전화 했는데
남편은 “샤워같이 하자고 했는데 너 혼자 해버려서 삐쳤어” 라고 함.
나는 그렇다고 해서 집을 휙 나가버리는 남편한테 실망해서 말싸움이 시작됨.
그러고 싸움의 끝은, 나: “나는 똥 냄새나서 샴푸냄새로 가릴려고 한건데ㅠㅠ 알았어 이제 똥냄새 나도 같이 샤워하자ㅠㅠㅠㅠㅠ”
남편: “난 네 똥냄새도 좋아ㅠㅠ 나도ㅠㅠ 이제 화난다고 집나가지 않을게ㅠㅠㅠ”
고백하자면 나는 남친 핸드폰 트라우마가 있었음.
예전에 전 남친놈들이 자기 친구년놈들에게 내 치부나, 욕이나, 나에 대해 맘에 들지 않는걸 문자/페북메세지로 하다가
나한테 들킨적이 있어서 (그리고는 전부 이별행) 나는 남친폰 트라우마가 생김.
전남친놈은 친구 (라고 우기던, 나중에 나에게 이별을 고하고는 곧바로 잠시 사귀던)년이 여친이랑은 잘 지내?라는 물음에
“아, 걔? 이제 곧 헤어질거임. 난 나한테 너무 잘하는 애들은 매력이 없어서 별로더랔ㅋㅋ 내일 모레쯤 차려고” 라고 보낸 문자를 본 뒤
남친폰 트라우마는 더더욱 심해짐. 어떤한놈은 운전하다가 문자오는 소리가 나자 회사 사람인줄 알고 “문자좀 읽어줘” 라고
나한테 폰을 던져주었는데 그 문자는
“너 (내이름)이랑은 헤어졌음? 그때 그 술집에서 만난 (딴여자이름)이 헤어지고 오면 너 만나주겠다고 했다며, 빨리 해” 라는 전남친놈의 친구놈.
그 위 문자는 전남친놈팽이가 “나 고민. 여친 있는데 술집에서 만난 (딴여자이름)이 나 맘에든다고. 우리 둘이 그날 일날뻔 했는데.
우선 (내이름)이랑 헤어지고 걔랑 자는게 났겠지?”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문자를 전부 크게 소리내어 읽었고, 차를 세우라고 했고, 핸드폰을 그놈팽이 얼굴에 쳐던지고 굳바이를 외침.
그러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5년동안 싱글이었음. 지금의 우리는 핸드폰을 전부 다 오픈하지만,
남편이 남친이었을 때 덜덜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슬쩍 본적이 있음. 속으로는 “또 내 욕하는 문자가 있으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과 함께.
남편의 문자는 일정했음 “내 여친 여신. 내 여친 진짜 짱. 내 여친 엄청 예쁨. 엄청 똑똑해.
요리도 엄청 잘해. 페북에 올린 사진 봄? 나 엄청 복 받았나봐 어떻게 이 여자가 내 여친이지?
내 여친 엄청 귀여움 사랑스러움. 한국여자가 짱. 한국식당 갔다고? 안됐네, 나는 집에서 리얼 한식 먹는데. 부럽냐? ” 남편 친구들도 포기함.
이젠 여친에서 아내가 된 나를 아직도 친구들에게 저렇게 이야기 하고 다님. 내 트라우마 극복은 남편으로 해결함!
이번해 내 생일이었음. 남편이랑 저녁약속이 있어서 나는 일끝나마자마 집에 와서 옷 차려입고 화장도 엄청 신경써서 하고 있는데
남편이 일끝나고 데릴러 왔음. 남편이랑 예약시간 늦는거 아닐까 조마조마 하고 가고있는데 갑자기 회사에서 연락이 왔음.
급한일인듯 해보임. 회사 사람들이 다시 회사로 와줄수 있냐고 함. 평소같으면 “우리 와이프 생일임, 회사 다시 못감 ㅇㅇ” 이러고
단호박 이었을 남편이 막 내 눈치를 막 봄. 그래서 내가 “회사 갔다가 밥먹으러 가자.
내가 좀 더 늦은시간으로 예약 늦출수있나 물어볼게,” 라고 함. 남편이랑 회사에 갔는데 경비가 삼엄해서,
손님으로 회사 출입하려면 신분증 내고 무슨 동의서 사인하고 하루동안 쓸수있는 카드키 받고 그래야 게이트 뚫고 들어감.
근데 그 동의서에 사원과의 관계: 이런 칸이 있는뎈ㅋㅋㅋㅋ 보더니 신나서 “부부관계, 와이프” 라고 엄청 크게 자랑스럽게 씀.
남편이 자기 회사 소개시켜주겠다고 막 신나하는게 느껴짐. 동료들이랑도 전부 막 인사시켜주고,
어떤 동료들은 회의실에서 회의하는데 갑자기 똑똑 노크하더니 문열고는 “우리 아내 만나러 잠시 나오세요” 그러고는 한분 한분 다 소개시켜줌.
다들 “와,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라곸ㅋㅋㅋ 그러다 갑자기 한 동료가 “저기, 이쪽으로 좀…” 그러더니 뭘 보여주겠다고 함.
남편의 책상이 있는 곳으로 데려감. “혹시, 이거 보셨어요?” 라몈ㅋㅋㅋ 남편 책상을 보여주는데 남편 책상에 전부 내 사진,
우리사진으로 커버 되어있음. 컴퓨터 모니터부터 책상유리까지 내 사진 그리고 가끔 내가 점심도시락에 붙여주는 “사랑해” 포스트잇까지 전부 모아둠.
좀 창피했는데 엄청 감동이었음.
사랑받고 사니까 엄청 엄청 행복함.
나는 항상 남편이 나를 사랑하는 만큼 남편을 어떻게 더 사랑해줄까 고민함.
여러분 결혼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랑 꼭 하세요 사는게 매일매일 행복하답니다!!!
출처 | 사랑뿜뿜우리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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