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게시판에서 어떤 글을 읽었다.
네글자의 한자로 적혀있는 글쓴이의 이름, 일본어를 배우지 않아도 일본어 이름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글만 읽었을 때에는 역사적 사실을 그런 식으로도 설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답글을 보니 글의 내용이 아닌 비판이 달려있었다.
가끔 들어가서 보는 입장에서 어떤 사정인지는 모르지만
나 자신도 논리를 뛰어넘은 직관으로 포장하는 억측을 자주 하니 불쾌함보다는 궁금했다.
다른 일이 있어 잠시 나갔다가 들어오니 글이 사라졌다.
몇개월 오유에 있었지만 보류란 말만 들었지 보류 게시판이 어디있는지 잘 몰랐는데
화면 3~4분간 응시하다 아래부분에 보류게시판 들어가는 곳을 찾았고 들어가보니
역시 보류되어 버린 것을 발견했다.
비판의 근거를 보니 아이디는 다르지만 동일한 IP로 접속한 흔적을 제시했고 다른 사람인척 하면서 분란만 조장하는 글을 적는다는 것이었다.
글쓴이는 어김없이 IP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 동일 인물이 아니라고 항변하였다.
유사 IP와 일본식 이름, 그리고 문체의 유사성, 몇천명의 용의자가 있겠지만 오유란 중형 사이트에 적극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 중
이런 공통점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의문이 들긴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나도 궁금한 점이 있어서 무언가 찾아보기 시작했다.
matrixist였다가 형렬이로 이름을 바꾼 사람, 최근 철학게시판에서 뜨거운 활약을 하여
글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읽는 사람의 감정까지 끓어오르게 하는 사람이 예전에 활동했던 사람과 문체가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나 자신이 여기서 활동을 잘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적은 글을 아주 길게 쓰는 사람이지만
나보고 글 길게 쓴다고 지적을 했었고, 난 길게 쓸거라고 답을 남겼었던 사이, 내가 많은 활동을 하지 않아 그 이후 충돌은 없었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글에서 인터넷에 글 길게 쓰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해 간접적으로 날 다시 비판했던 '숲속의당나귀'님이란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가 탈퇴를 하기 전 베스트까지 올라갔던 글 하나가 남아있어서 그 글을 찾아보니 유사 IP였다.
사실 내 인생이 꼬였고, 더 막장으로 가고 있어서 그 일 처리한다고 여기에 글은 읽지만, 쓰고 싶은 글은 많았지만 계속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matrixist/형렬이의 글 중 일부가 도발적인 내용이라서 쉴때 약간씩 그에 대한 비판글을 메모 정도의 형식으로 적어두고만 있었다.
그러나 유사 IP란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내가 적었던 그 메모는 가정, 전제조건 자체가 잘 못 되었기 때문에 그다지 필요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울어버렸다.
물론 난 컴퓨터 분야를 그렇게 잘 알지는 못한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동네에서 컴퓨터 잘 만지는 사람으로 유명했지만 중학교 이후 집안이 기울면서 그 흐름을 따라가지를 못했다. 그나마 다시 컴퓨터를 만진 시기가 윈도우가 발전된 때여서 약간만 배우면 포멧 정도는 할 수 있으니 단지 집 컴퓨터 관리할 줄 아는 사람 정도인 수준이다. 그러다보니 인터넷, 통신, IP 이런거 쓸 줄만 알지 원리 같은 부분은 잘 모른다.
탈퇴한 회원이 적은 글의 IP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모르는 분야니 뭐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리고 난 철학게 가끔씩 눈팅만 한 사람이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며 자주 올 때 '숲속의당나귀'님의 글을 잘 읽은 기억도 없다. 그러다보니 지금 matrixist/형렬이님의 문체는 어느 정도 알겠지만 '숲속의당나귀'님의 문체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내 글 비판했을 때 짧은 문장과 니체 문구를 인용한 한두가지 글, 지금 남아있는 '철학사 읽지마라'라는 글 정도 밖에 없다. 즉, 증거가 너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은 "아닌데~" 한마디면 끝나지만 난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의 증거도 없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 그러므로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더 쓴다면 소설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오래간만에 사람들을 만났다. 친한 형이 불러서 관악산 등산을 하자고 해 형, 나, 친구 세명이 갔다왔다. 하산할 때 너무 대단한 코스로 내려와 '이대로 가다간 죽겠다.'는 생각과 함께 오래간만에 다리 부들부들 떨면서 네 다리로 기어다니는 추한 모습을 보였고, 주위 등산객들에게 민폐를 끼쳤으며, 형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막걸리 한잔으로 어느 정도 사라지긴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나서 저녁에는 형이랑 다른 형 불러서 오래간만에 술자리를 가졌다. 귀찮아 하는 성격인데 기본 활동조차 안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배도 안고파 근육량도 없고 식사량도 없는 총체적 난국의 삶이라 주량이 확 줄어들었다. 오래간만에 여러가지 이야기하고 형도 취하고 나도 취해서 깔깔거리며 웃다가 말로 대판 싸우다가 별의별 행동을 다 했다. 기분좋게 헤어지고 집에 와서 글을 보다가 IP를 찾게 되었고, 울어버린 것이다.
남들보다 외로움을 잘 안타는 성격이긴 하다. 돈 있을 때는 쓰고 없을 때는 안쓰는 스타일이라서 좋은 의미로는 알뜰하지만 나쁜 의미로는 통장 잔고가 항상 똑같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나에게 이런 친구(형, 동생 모두 친구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가 없었다고 한다면 어떤 식으로 사람을 만났을 지 궁금하기도, 두렵기도 하다. 여기서도 글을 그닥 논리적으로 쓰진 않는다. 그냥 구어체로 있는 그대로 쓰려고 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정식 글을 쓰면 항상 이상하고 구조도 안맞고 논리도 들쑥날쑥이라고 지적받는다. 그렇다고 친구들과 만날 때 말을 이렇게 글과 같은 구어체로 하진 않는다. 특히 술이 한잔씩 들어갈때 마다 내 머리 속의 논리 회로는 하나씩 끊겨버리는지 말을 할 때의 나의 모습은 궤변론자 그 자체다. 궤변론자라면 다행일 것이다. 그냥 밑도 끝도 없는 사람이다. 너무 목적과 수단같은 잔인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그들에게 편한 마음으로 밑도 끝도 없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면 난 누군가에게 했을 것이고 그게 이 게시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내가 활동하는 초반에 적었는데 나 자신이 이 게시판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느끼게 한다면 절필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 절필이라고 하니 뭔가 있어보이는 듯 한데 당연한 말일 것이다. 마음에 안 맞는 사람도 있지만 괜찮은 사람도 많이 봤고, 내가 여기서 느낀 좋은 감정에 대해 오히려 불쾌감으로 보답한다면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다. 뭐 오유도 내 인생이지만 내 인생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거만한 자세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내 인성이 부족해 더럽다고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 인생에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다는 자신감이 인성이 모자란 행동을 뒷받침해줄 것이다.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지금 하고 있고, 목표로 삼고 있는 일이 그렇게 잘 되고 있지는 않다. 헛된 망상을 가져서 그런지 이상과 현실의 불일치, 목표와 능력의 불일치, 즉 시궁창 인생을 다시 겪고 있다. 만일 내가 이 일을 실패하고 좌절하게 된다면, 나 자신이 이 현실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이상과 현실의 불일치 속에서 현실을 바라볼 수 있을지 지금 현재로서는 나 자신도 장담할 수가 없다. 2~3년 안에 강의를 한다고 지난번에 적긴 했는데 먹고 살려면 뭐든지 해야한다. 강의란 것이 대단하지 않다는 것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지 않는가. 어느 대학이든 석사학위 이상만 있으면 대학 시간강사 할 수 있고 작은 보습학원 강사도 강의니 내가 한 말에 별반 다를 바는 없을 것이다. 사실 이번 여름에 먹고 살기 위해서 학원 강사 지원했지만 원장이란 사람이 강의 시작도 전에 인격모독과 열정페이를 강요해서 몸쓰는 일 두어번 해주고 그냥 나와버린 적도 있었다. 그 사람은 날 키우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하겠지만 보면 볼수록 비전이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좋은 스승이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가 꿈꿨던 이상만을 생각하고 자기 합리화를 한다면 나 자신도 matrixist/형렬이 님과 같은 사람이 되어있지는 않을지, 작은 보습학원에서 중고등학생 앉혀놓고 개똥철학 몇가지 읊은 다음 말빨로만 학생들을 들었다놨다 하는 사람이 되지는 않을지, 내가 학창시절에 좋아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씁쓸했던 한 학원강사의 모습, 그의 모습은 불행히도, 그만의 모습이 아니라 미래의 나의 모습, 평행세계의 나의 모습이었다.
예전 글에서는 나이가 있다고 했는데 사실 나이 그렇게 든 편이 아니다. 정말 어중간한 나이고, 이 게시판 이용자 평균을 내본 적이 없긴 하나 내 맘대로 상상해서 내보면 평균 또는 상위 40%의 나이에 불과할 것이다. 아니더라도 그러고 싶다. 20대 때에는 감성이 매말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는데 남성호르몬이 약간씩 덜 나오는 시기라서 4~50대 아저씨들이 집안일과 요리에 눈을 뜨듯이 그런 관점에서 울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IP를 찾자마자 연기자처럼 눈물이 나왔다는 사실은 어이없을 정도로 놀라웠다.
예고편이라고 운을 띄워놨지만 언제 본편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사실 예고편이 구질구질하면 본편이 싱거울 가능성이 크다. 인생이란 그렇고 그렇다는 논리로 본편 방영조차 안될 가능성이 크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다른 사람보다 열악한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어 송년회로 바쁠 연말, 남들보단 덜 바쁠 듯 하다. 아마 올해가 끝나기 전에는 나올 듯 한데 그것도 미지수이긴 하다.
비판의 방향은 그가 쓴 글에 나와있는 논리 흐름을 따라가보는 것으로 가겠다. 말이 논리 흐름이지 흐름을 따라가보면 십중팔구 자료를 대하는 그의 태도, 태도 문제로 가버릴 듯 하다. 태도를 지적한다는 것은 과대평가해주는 것이란 글을 예전 글에 적긴 했는데 내가 내뱉은 것을 다시 돌려받는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가보겠다.
문제는 그가 계속 글을 삭제하여 증거를 안 남긴다는데 있다. 약간씩 메모한 것이 있긴 하지만 그의 글에 대해 비판을 한, 원문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신빙성이 더욱 떨어진다. 즉, 난 상대방이 "아닌데~" 한마디로 반박이 될 행동, 즉 살아서 내 무덤을 파는 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글쓰는 실력도 부족하고 지식도 편협하게 있지만 지키지도 못할 약속, 예고편을 남기는 이유는 사람과 그 글을 비판하는데 그래도 예의는 지켜야되지 않겠냐는 나의 객기에서 시작되었다. 물론 지난번에도 다음날 적겠다는 글을 남기고 며칠 뒤에 수준 떨어지는 글로 남긴 기억처럼 예고편보다 더 짧은 본편이 나올 가능성이 내 성격에 비추어보았을 때는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글의 수준은 많이 떨어질 것이다. 내 수준이 낮다는 소리가 아니다. 진흙탕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 정도 각오를 해야한다는 것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의 글을 비판하는 글로 진행하겠지만 아마 그 내용 중 상당수는 나에 대한 비판, 자아비판이 될 듯 하다. 위에도 적었지만 그의 모습은 나의 모습, 나의 모습은 그의 모습으로 유사하다는 판단을 하였기 때문이다.
이 글을 통해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그러한 기회를 준 matrixist/형렬이 님께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휘말리게 될 다른 분들에게 미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본편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길 나 자신이 오히려 열망한다.
덧붙이는 말 : 말은 거창하게 했지만 제 성격상 안 적거나 허접한 결과물로 나올 확률이 큽니다.
그러나 말로 공표했고 지키지 않았을 때 부끄러워하기 위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뭐 거창하게 적긴 했지만 분명히 쉬는 날 하루 날잡아서 2~3시간 뚝딱 쓰고 올리겠죠.
그러다보니 가끔씩 다른 글이나 답글 적을 일 있으면 본편 올리기 전에도 적어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 글을 통해 불쾌함을 느낄 철학게 다른 분들에 대해서 사과말씀 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사과하겠습니다.
베스트 금지는 했지만 본인삭제금지를 하지 않은 이유는
이 작업으로 철학게 많은 분이 불쾌감을 느끼거나 명예훼손
(이 글이나 본편으로 명예훼손이 될 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안경돼지백수오타쿠란 저의 허접한 지위는 막 다뤄도 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 충분하며,
어이없는 일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살고자 하는 마지막 숨통이라고 생각해주십시오.)에 연루될 때를 대비한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형사 쪽으로 간다면 삭제한다고 해도 도망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