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몇개월전에 오유를 통해 둘째를 보냈던 여징어입니다.. 기존에 활동하던 카페에서 시기상 아깽이 대란이 이어져 성묘 입양이 잘 안되던 시기였지요.
어머님이 편찮으신 것(현재 거주 중인 곳과 본가를 왕래 중) + 두 사람이 두마리를 돌보다가 사람 한 사람이 두마리를 돌보는 것(남친같은 부류가 아니라 룸메사람의 출타, 불화가 아닌 개인적인 일로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 냥이 두마리간의 긴장감 등등..(둘다 숫냥..)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아, 야곰야곰 스트레스가 쌓여가 지쳐가던 중 차선책으로 장기탁묘를 알아보았으나 이또한 돈이 만만찮게 들것 같더군요.. 물론 형편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으나, 제 여건이 언제 나아질 것인가에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오유에서 제 글을 본 분과 연락을 했습니다. (제가 오유에서 첫째를 데려왔기에 막연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 현재 사는 곳(동이름), 동거인(가족), 이전에 고양이를 키워본적이 있는지 (품종묘 한마리를 키우고신다고) 등등 얘기를 나눈 후 언제쯤 데려가실 수 있는지 날짜를 잡고 폰번호를 교환 했습니다. 실물을 뵈었고, 아가를 데릴러 직접 오셔서 이것 저것 물품과 간식을 챙겨 아이를 보냈습니다. (이 과정까지 대략 이주가 걸렸습니다.)
데려가신 첫날 저녁 연락을 했었고 이번년도 접종비는 제가 보내드리기로 했구요, 이후에 자세한 부분 첨부해서 가르쳐드리고.. 보내드릴때 오유에 글을 올려달라 부탁했었는데, 일이 많이 바쁘셔서 시간내보시겠다고 하시는데 제가 극성 맞게 굴었나싶어서 그럼 글은 됐고, 대신 종종 사진 보내달라고 말씀드렸었어요..
근데 입양받으신 분이 많이 바쁘신지 연락이 잘 안되더라구요.......(연락이 잘 안되니까 미친 듯이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아이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거의 한달에 절반은 녀석 꿈을 꾸고 한번씩은 제가 다시 데려가겠다는 문자를 쓰거나 전화하는 꿈을 꿉니다..
그리고 벌떡일어나 통화기록을 살펴보곤 해요...
고다같은 경우에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입양을 시행하고 있는데, 저는 처음에 그런 절차가 잘 이해가지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입양 후의 컨디션들도 너무 극성이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막상 이렇게 제가 상황을 맞닥들여보니 매일매일 심란하고 마음이 불편합니다.. 좀 더 꼼꼼히 알아봤어야한건 아니었을까, 좀 더 가까이 사는 분을 찾았어야 하는 건 아니었을까, 아이는 멀쩡히 잘 지내고 있는데 나 혼자서 떨쳐내지 못하는 죄책감에 시달려 지내는게 아닌가 하는 여러가지 생각들...
비록 첫째를 많이 괴롭히고 사고도 종종 부리는 말썽꾸러기였지만, 재롱도 많고 애교도 많은 살가운 아이였어서 제 마음에 짐이 더 큰가봅니다. 다시 내게 올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모든 상황 다 감수해서라도 니곁을, 내곁을 지킬수 있도록 노력해 보고싶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곤합니다....집착적으로 되어가는건 아닌지, 진짜 이러다가 정신병 걸릴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끝까지 책임도 못지고, 맘속에서 떨쳐버리지도 못하는 제 자신이 참 밉습니다. 좀 더 디테일 했어야하는건 아니었을까 하는 자책이 매일 밀려와요... 제가 마지막으로 해줄수 있는게 좋은 주인을 다시 찾아주는 것이라면 그마저도 완벽하게 해주지 못한 건 아닌가 하는 좌절감... 아무일도 없을 수 있는 거고 실제로 잘 지내고 있을 건데, 엄한 사람 붙들고 괴롭히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자책감..
이래서 생명은 함부로 입양해서도, 입양 보내서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들인 후에도, 떠나보낸 후에도, 엄청난 죄책감과 책임감이 밀려오는 것 같아요.
카톡과 문자는 별개로 사용하시는지 번호가 연동되어있지 않더라구요. 아직 전화는 드려본적 없습니다.(이전에도 연락오는 시간대가 다양해서, 어느 시간대에 연락이 가능하신지 가늠할수가 없어요..이미 내손을 떠난 아이인데, 귀찮게 해드리고싶지않았던 마음도 있었구요...)
두세달 전쯤에 냥이들이랑 같이 여행갔다오셨다고, 차에 누워서 얼굴을 하얀찹살떡으로 가린채 잠들어있는 우리 아이의 귀여운 사진을 한 장 받아보았습니다.. 얼굴 나온사진을 부탁드렸는데 이후로 연락이 없으시네요..
제 불안감은 결국 제가 저지른 경솔한 판단들에서 오는것 같습니다. 이것을 제가 스스로 인지하면서 쉽게 떨쳐 내질 못하고 있는 제 자신이 너무 밉고 원망스럽습니다....
내일은 마음먹고 전화를 한번 드려볼까해요....
동게 여러분.. 저는 혼날 각오로 이 글을 썼습니다..
입양 받기, 보내기 전의 분들 꼭 제글을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생명을 들이는 건 정말 쉬운일이 아닙니다..
얼마든지 따끔히 혼나도록 할게요...
그리고 제게 어떻게 대처해야 옳은것인지 의견있으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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