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에, 게닌 후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시마다 상, 저 이사하기로 했어요.” 라고요.
근데 그 후배 형편이 안 좋았거든요. 그래서 돈이 부족할 텐데 싶어서
“에? 어디로 이사하는데?” 하고 물었더니
‘시모키타자와’ 라는 거에요.
그곳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살고 싶은 지역’ 1, 2위를 다투는 곳이라서
상당히 비싸거든요.
“엄청 좋은 방을 찾았어요!” 하고 좋아하더라구요.
“어떻길래?” 하고 물었더니,
평범한 공동주택에, 1층 있고 2층 있고,
건물 옆 외벽에 계단 있고……계단 올라서 첫 번째 방이라서
201호실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뭐가 좋은 건데?” 하고 물었더니
201호실을 제외한 다른 방들은 전부 방세가 10만 엔 이상인데
이 201호실만, 8200 엔 이라는 거에요.
10% 수준이에요. 너무 수상하잖아요.
후배한테, 수상하다고. 거기로 가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도 “싸니까 그냥 이사할래요.” 라는 거에요.
부동산은 원래, 뭔가 전력(前歴)이 있는 매물은
설명을 해줘야 하는 의무가 있거든요. 그래서 후배하고 물어보러 갔어요.
“이거 좀 이상한 것 같아서요……” 하고 물었더니
바로 “예, 맞아요.” 하고 대답하는 거에요.
아, 바로 인정해버리네? 싶어서 뭔지 물었더니
“사실 이 방, 1년 동안 네 분이 계약하셨는데요,
아무도 2주를 못 넘기시더라고요.” 라는 거에요.
이유를 물었더니
셋은 2주가 되기 전에 야반도주라도 하듯이 집을 나가버렸고,
한 명은 2주를 넘긴 뒤에 변사체로 발견되었다는 거에요.
후에 알게 된 사인이, 지상에서 숨졌는데 ‘질식사’ 라고 나왔다는 거에요.
괴상한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8200 엔 이에요. 괜찮다면 계약하시죠.” 이러길래
‘아니 아니, 이걸 어떻게……’ 속으로 그러는데
후배가 옆에서 “네, 계약할게요.” 이러는 거에요.
그러더니 진짜 이사를 했어요.
그렇게 이사한 날, 피곤하기도 하니까 일찍 잤나 봐요.
다음날 전화가 걸려왔어요.
“시마다 상, 역시 이 방 뭔가 이상해요.”
“무슨 일 있었어?” 하고 물었더니
밤중에 자고 있는데 갑자기 눈이 떠지더래요.
시계를 봤더니 2시 22분.
‘뭐야, 이런 시간에……’ 하면서 일어났는데
바깥에 골목에서, 유치원생 정도 되는 듯한 어린아이들이 뛰어 노는 소리가 들리더래요.
‘응?? 이 시간에??’ 싶어서 창문을 열었더니 소리가 딱 그치더래요.
그래서 다시 닫았더니 또 와~ 하고 들리고……
그러더니, 뭔가 캉- 하는 소리가 나고 조용하더래요.
확실히 뭔가 이상하긴 하다 싶어서
“내일 또 한번 부동산에 가보자. 분명 뭔가 있으니까.” 했지요.
부동산에 가서 이런 일이 있었어요, 이거 뭔가 있는 거 맞죠? 하고 물었더니
“네, 맞습니다. 말씀 드릴게요.” 하면서 말해주는 이야기가,
그런 매물(공동주택)은
건축기준법이 그런 것인지, 그 정도가 딱 적당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대부분 계단 수가 14개라고 해요.
하지만 개중에, 계단 수가 13단인 공동주택이 있는데,
그런 건물은 뭔가 위험하다 라는 게 그쪽 업계에서는 유명한 얘기래요.
그래서 자기가 알고 있는 그런 건물이
마치다 쪽에 하나랑 후배가 살고 있는 시모키타자와에 하나라는 거에요.
그리고 집에 가서 다시 봤더니 계단이 진짜로 13개인 거에요.
“야 이거 진짜 안 좋은 가보다. 이사하는 게 좋겠어.” 라고 설득하는데
“뭐, 오히려 방송 나갔을 때 이야깃거리도 되고
방세도 싸니까 괜찮아요.” 하면서 그냥 살겠다는 거에요.
그렇게 이틀 째, 또 전화가 걸려왔어요.
“어제도 2시 22분에 눈이 떠졌어요.” 하고.
“똑같이 와~ 하는 소리도 들리더니, 어제는 캉- 캉- 하고
소리가 두 번 들렸어요.” 라는 거에요.
그러더니, “저 이제 다 알겠어요.” 라면서 하는 말이,
캉- 하는 소리의 느낌이, 누군가가 철제 계단을 올라오는
발자국소리의 느낌하고 똑같더라는 거에요.
첫째 날 캉- 이었잖아요? 둘째 날 컁- 캉- 이었구요.
아무도 2주를 못 넘겼다고 했구요……
13계단이니까 14일째 되는 날에는 2층까지 올라와서
방에 들어와버린다는 거지요.
그래서 아무도 2주를 못 넘겼구나 라는 걸 알겠더래요.
그럼 빨리 나와야 하잖아요. 그런데도 후배는
“차라리 2주를 넘겨버리면 괜찮은 거 아니에요?” 하면서
계속 있겠다는 거에요.
그 뒤로 후배의 얘기가,
역시 발소리가 늘어갔대요. 날짜가 감에 따라서……
그래도 이사는 안 했어요. 그런데 13일째,
전화가 걸려왔어요. 되게 다급한 목소리로.
“시마다 상, 위험해요! 이방 위험해요!” 하고.
“13일째 지났잖아요. 이제 14일 마지막이잖아요!
어제(13일째)만 소리가 달랐어요!” 하길래
“왜 왜 무슨 일인데?!” 하고 물었더니,
항상 캉- 캉- 하고 나던 소리가, 몇 명인지도 알 수 없는 어른들 발자국소리로
두두두두두두! 타타타타탁-! 하고 뛰어올라오는 소리가 나더니
탕-! 탕-! 탕-! 탕-! 하고 문을 밤새 두들겨대더라는 거에요.
“무서워서 아침까지 떨면서 잠도 못 잤어요.
내일 새벽이면 방까지 들어와서 분명히 날 죽일 거에요!
무서워요, 이사 가고 싶어요!” 하는 거에요.
확실히 당장 이사를 하는 편이 좋겠다 싶어서
다른 후배 두세 명을 더 불러서 그날 중에 이사하려고 시작을 했어요.
그리고 기분이라도 좀 진정시키면서 하자고
근처 신사(일본의 절)에서 부적이나 그런 물품 같은 거 좀 사다가
벽에 붙이던가 해놓고 작업하자고 말이 나와서 그렇게 했어요.
해가 있을 때 끝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걸려버려서
저녁 7시 정도가 됐어요. 하늘도 어두워지고.
그래도 새벽 2시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까 하고 느긋하게 짐을 쌌어요.
그런데 이삿짐을 싸는 중에, 정말 아무것도 안 했거든요?
갑자기 팍-! 하더니 전기가 나가는 거에요. 두꺼비집이 내려갔는지.
완전히 깜깜해졌어요……아무것도 안 보였어요. 무섭잖아요.
그래도 두꺼비집 위치는 그 후배밖에 모르니까
“어이! 전기 나갔잖아! 두꺼비집 올려! 빨리!” 하고 후배를 불렀어요.
그런데 아무런 대답이 없는 거에요……
순간 모두 말이 없어지고, 어둠에 눈이 익숙해져서 살펴봤더니,
후배가 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게 보였어요.
그리고,
“으-읏……으으윽!……” 하고 뭔가 괴로운 듯이 신음하고 있는 거에요.
이거 뭔 일 났구나 싶어서 일단 후배를 들쳐 업고 서둘러 밖으로 나왔어요.
그리고 봤더니 엄청 괴로워하는 거에요. 얼굴도 새파래져서는……
구급차를 불러서 병원으로 옮겼어요. 그리고 어떻게 된 건지 나중에 들은 이야기가
부적이나 그런 물품 같은 거 사놓고 작업했다고 했잖아요?
인간의 힘으로는 절대로 그 정도로 압축할 수 없다 싶을 정도로
조그맣게 꽉- 조여져서는
후배의 기도에 쌓여서 숨을 막고 있었대요……
만약 우리가 없었다면……질식사했겠지요……
그 후배는 고향으로 돌아가서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어요.
이종카페에 올라온 실화괴담ㄷㄷ https://c11.kr/7h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