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술학원에서 알바를 하는 선생이다. <div><br></div> <div>보통 주말에만 알바를 가는데 주로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수업한다.</div> <div><br></div> <div>오늘은 학원에서 파티를 한다고 몇 일 전부터 원장님이 와달라고 부탁하셔서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차피 할 일이 없지만 이대로 넙죽 나간다면 나는 할 일 없는 백수로 보일테니 몇 번의 밀당 끝에 가겠다고 하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4시 45분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학원에 도착하니 이미 도착해있는 평일반 아이들이 몇몇 보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원장선생님께서는 고학년(초등학생) 아이들과 파티분위기를 마져 꾸밀테니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는 7세 아이들에게 최대한 오래 수업을 진행하라고 하셨고, 나는 작은 방으로 보내졌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잠시 어색한 공기가 흐르고 나는 목을 가다듬고 김종국이 노래를 부르듯 높은 톤으로</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얘들아 안녕? 나는 주말에만 나오는 선생님이야~" 하고 인사했다.</div> <div><br></div> <div>아이들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해주었고 그렇게 수업이 시작됬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오늘의 수업은 비치볼에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는 수업. </div> <div><br></div> <div>이 내용을 집중력이 5분짜리인 산만한 아이들에게 어떻게 쉽게 알려줄 것인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얘들아 오늘은 이 비치볼에 그림을 그릴거야~"</div> <div><br></div> <div>"빗찌볼이요?"</div> <div><br></div> <div>"아니 비치볼. 너네 비치볼이 뭔지 알아? 이 공이 비치볼이야"</div> <div><br></div> <div>"저알아요!!! 어~! 그거~! 바다에서 가지고 노는거요~! 집에있어요~!"</div> <div><br></div> <div>"아 그래? 그래 그거에 그림그릴거야. 여기 이 공이 몇개의 면으로 되있는지 선생님이랑 세보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나 두울 세엣 네엣 다섯 여섯!</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맞아 여섯면으로 되있지? 그럼 한 면당 한개씩 그림을 그리는거야. 바다속을 그려도되고 모래사장을 그려도되고! 여름에 관련된걸 그릴거야"</div> <div><br></div> <div>설명이 끝나자 자기와 비치볼,여름 그리고 자기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마구 시작하는 세 아이들을 보며 잠시 머리가 지끈했지만 </div> <div><br></div> <div>수업은 시작됬고, 계속 진행해야하므로 아이들에게 말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그래 그거야. 알겠지? 그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준 뒤 앞에 앉아서 애들의 말에 마치 관광버스 노래에 추임새마냥 </div> <div><br></div> <div>응~ 그래? 그렇구나~ 라고 심드렁히 대답을 해주며 시계를 보고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있었다. </span></div> <div><br></div> <div>대개 아이들이 그렇듯이 집중력이 딸리지만 지속적으로 응~ 그래 그만하고 그려. 라는 반복을 하며</div> <div><br></div> <div>20분이 지났을 무렵 아이들이 스케치가 끝냈고, 다했어요!!! 라며 다시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 다했으면 이제 색칠하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색칠을 하라는 말을 하니 두명은 열심히 색칠을 한다. </div> <div><br></div> <div>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친구인데 사이좋게 색칠을 하더라.</div> <div><br></div> <div>둘은 서로 웃고 떠드며 색칠을 하고 있었고, 나는 고학년 아이들이 가져다준 콜라맛 슬러시를 마시며 다른 한 아이를 보고 있는데</div> <div><br></div> <div>등뒤에서 떠드는 두명의 (편의상 A와 B로 하겠음) 대화 내용을 듣다가 슬러시를 뱉고 사례에 들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A야 너는 보라색과 핑크색을 좋아해?" </div> <div><br></div> <div>"응! 난 보라와 핑크가 좋아!"</div> <div><br></div> <div>"그렇구나! 보핑!"</div> <div><br></div> <div>"맞아! 핑보!핑보! 나는 핑보가 좋아!"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이들은 아직 순수함의 그 자체였고, 어른들의 은밀한 부분을 배워버린 나를 보며</div> <div><br></div> <div>내가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어버린걸까 하는 생각을 했고,</div> <div><br></div> <div>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이였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