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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83080
    작성자 : 저녁즈음에
    추천 : 388
    조회수 : 23552
    IP : 175.244.***.181
    댓글 : 57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2/09/21 01:26:18
    원글작성시간 : 2012/09/20 16:14:50
    http://todayhumor.com/?bestofbest_83080 모바일
    민주당 당원이자 한때 정책보좌를 한 경험으로의 안철수

    (스압 주의)


    오유에 눈팅만하다가 처음을 글을 씁니다. 저는 고작 서른 즈음 정도 밖에 안 된 남자이지만

    그래도 일반 사람들보다는 정계에 조금 관련이 있었습니다.

    지난 총선 때, 특정 후보(좀 많이 유명한 정치인)의 정책/언론 보좌를 하기도 했었거든요. 물론 지금은 다른 일 합니다.


    결국에 안철수 원장이 후보 출마를 선언하긴 했네요.

    사실 끝까지 그의 의도에 대해서 논란이 많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어느 정도 예견이 되었던 사실이기도 합니다.

    제가 총선 당시에 일할 때 안철수 후보의 아버님인 안영모 원장이 아들의 정계 입문을 만류했다는 사실이 첩보로 들어왔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4월 9일이었죠? 부산대학교 강연회가 돌연 연기된 사건 말이지요. 언론에서는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지만 당시에 부산대학교 강연회는 아주 오래전부터 계획된 정상적인 활동이었습니다.


    그때 민주당에서는 어떻게든 안철수가 민주당을 지지하고, 부산지역 총선 판도에 대해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언론보도를 뿌려댔었지요. 이건 진실입니다. 당시에 박근혜가 당시에 부산에 방문하기로 되어있었거든요. 그래서 안철수 원장은 부담을 느껴서 돌연 강연회를 연기했었습니다.


    당시에 부산지역 후보들은 어떻게든 안영모 옹에게 접근해서 안철수의 지지를 이끌어내려고 발악했다는 후문입니다. 덕택에 안영모 원장은 언론과 그러한 행태들에 피로를 느껴서 범천 의원을 접고 칩거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였지요.


    이때부터 민주당 내에서는 안철수가 민주당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말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총선 당시에 '진영 논리'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한 일은 대놓고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었고, 참여정부 출신 친노 인사들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많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었지요. 새로울 것도 없습니다.


    당연히 그 수순으로 대권 출마의 가능성을 7~80%로 봤습니다. 물론 7~8월에도 아무말이 없을 때 저는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요.


    아무튼 어제 출마 선언문을 보니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이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안철수 후보의 복심을 읽기를 좋아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할말을 했을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기존의 입장과 전혀 달라질 것도 없습니다.


    흔히 '仁者無敵(인자무적)'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유권자들이 한 번만 이 의미를 생각해보면 안철수 후보의 출마 선언문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혹자는 정치 판세에 대한 정치공학적(전 이 말 별로 안 좋아합니다. 사실 같은 말이 권모술수죠) 접근을 하는데, 저는 안철수 후보가 원래 가지고 있던 철학에 기반하여 할 말을 했다고 보니까요.


    뭐 신의 한수 뭐 이딴거 생각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그 뜻이 보입니다. 다만 문제는 많은 네티즌들이나 유권자들이 정치권의 문제를 어렴풋이 알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 하니 안철수 후보와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먼저 제 경험담과 이야기를 통해 안철수 후보의 문장을 왜 그대로 해석하는게 좋은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정당 정치의 한계


    :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정책/언론 보좌였습니다. 당연히 캠프에서 공약을 세우고, 연설문을 작성해야 하며, 언론 보도 자료를 뿌리고, 여론조사 분석하고, 유권자 분석을 하는 자리였죠. 


    사실 캠프의 정책보좌라 딱히 중앙당의 정책적 미스에 대해 딱히 책임질 일은 크게 없지만서도 지금에 와서 반성해보자면 당시 민주당은 패배의 원인을 모두 가지고 있었지요.


    흔히들 경제학자나 정치학자들은 '중위투표자 이론'이라고 부르는 이론이 있습니다. 양당제적 정치 구도에서는 많은 유권자들이 양극단적 정책보다는 양당의 중위에 접근하는 정책에 투표를 한다는 이론이었지요. 이 이론에 따르면 민주당은 야구의 삼중살 수준의 삽질을 했었습니다.


    작년부터 복지론에 대한 예비 대결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승리로 끝났었습니다. 무소속임에도 승리한 점을 보면 사실 진영논리보다는 복지론에 대한 탄력을 받았다고 보는게 옳겠지요.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 결과를 잘못 해석해버렸습니다. 어디까지나 이 결과물은 외지인이 많은 야권에게 호의적인 서울 지역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이었지요. 그런데 여기에 삘을 받았는지 올 초에 중앙당에서 지역당에 예상 정강을 내려보냈는데, 저는 쇼킹 그 자체였습니다. 사실 여당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해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부실한 복지정책이 많았기 때문이었지요. 저는 노령연금이나 영유아보육지원금 같은 경우에는 장기적으로는 이루어야 할 과제이지만 최우선순위는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더군다나 '사립대학교에 대한 반값 등록금의 국비 지원'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보는 입장이기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보수적 정책관을 두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1차 삽질로 진보놀음에 빠져버렸습니다. 엄밀히 말해 민주통합당은 보수 정당입니다. 가치가 그렇습니다. 기존에 중도 보수를 자처했던 민주통합당이 굳이 '중도'라는 말을 넣었던 것은 바로 '중위 투표자 이론'에 따른 전략적 구호였습니다. 그런데 진보놀음에 빠져서 이 가치를 잊어버린게 가장 큰 패인이었지요.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 이후 새누리당은 바로 정강 재조정에 돌입했습니다. 작년 말부터 새누리당 정강이 좌클릭한다는 것을 모두가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차별화'라는 가치 아래 더 좌클릭을 한 삽질을 한 셈이었지요. 기존의 위치를 유지하면 알아서 중도보수로 넘어오는 시대적 현상이이었음에도 지지층을 더 좌로 이동시킨 것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야권 단일화의 재미를 봤으니까 그런거죠. 그래서 통합진보당과의 야권단일화 논의가 마치 숙명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이고, 정책도 비슷하게 가려는 의도였지요. 결과적으로 대 실패였습니다.


    게다가 통진당과의 야권단일화 논의에서도 실망했었듯이 이 민주당의 구조적인 병맛이라는게 어떤 것이냐면 분위기 봐서 자기들이 이길 것 같으면 선거가 되기도 전에 전리품부터 생각하는 병맛이었습니다. 제가 모신 후보도 이런 병맛 행태를 벌이시긴 했죠. 이길 것 같으니까 계파 싸움이 엄청 치열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소위 친노 패권주의가 민주당 내부에서 불만요소로 등장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지요. 사실 전 문재인 후보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고백하건데 말입니다. 왜냐하면 여권이 말하는 '낙동강 전투의 패배'에 일정부분 기여한 면이 있으니까요. 당시 손수조 후보랑 붙는 것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완전 x됐다'라는 말이 나왔는데 말이죠. 게다가 부산 언론은 완전 새누리당 편입니다. 즉, 전쟁의 성패를 결정할 부산지역 전투를 새누리당은 아예 잡겠다라고 작정하고 덤벼들었습니다. 여론조사 개판에~ 방송사 및 언론 관계자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도 아예 기사와 보도를 내보내지 않았었습니다. 부산지역 캠프의 사정을 보면 말이지요. 로비를 해도 안 되는 판이었다는 소리였습니다. 그래서 전국구 언론에는 온통 문재인 vs 손수조만 비춰졌지요. 기껏해야 문성길로 대변되는 세 명 정도만 나왔습니다. 솔직히 이 중에서 김정길 후보는 쩌리였고, 기껏해야 문재인, 문성근 두 후보만 집중 조명했지요.


    그때 민주당 정책 보좌로서 총선 전체의 패배를 예감했었습니다. 11월~12월까지만해도 긍정적이었던 판세가 2월 중순 이후에는 부정적으로 바뀌었는데, 많은 정치인들은 착각을 많이 하더군요.


    바로 여기에 정당 정치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정책 보좌를 하면서 가장 한심하다고 느꼈던 것은 모든 후보자는 당의 정강 정책 + 개인 정치철학과 개인적 정책 가치를 결합시키는 작업을 우선해야 한다는 점이었는데, 현장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적어도 4월 선거면 1월 말에는 개별 후보들이 이 문제는 합의보고 일관성을 마련해야 중앙당의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이런 문제보다는 지역 조직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당장에 확인할 수 있는 지지자를 검토하는 것이지요. 중앙당도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 바로 총선 전에 어떤 계파에 떡을 나눠줄까를 결정합니다. 바로 전당대회와 당대표 선거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정작 정책에 신경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온통 신경은 전당대회로 갑니다. 당연히 지역구 후보나 비례대표 희망자들은 누가 당대표가 될 것인지 더 신경쓰죠. 그래야 전리품이 자기에게로 오거든요. 로비 전화도 엄청 날립니다. 그래서 충성도 시험을 하게 되지요. 누가 더 많은 조직을 가지고 당대표 선거에 도움을 주느냐는 것이지요. 이 모든 것은 사실 전리품인 당선 이후의 일인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당시에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이러한 병맛을 틈타 좌클릭을 공식화하면서 이슈 선점을 해버렸지요. 그리고 당대표가 선출된 민주당은 기껏 대응한다는게 더 좌클릭이었습니다. 가뜩이나 공천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들의 혐오도가 증가한 마당에 지지율은 확 떨어졌지요. 12월 민주당 지지율과 2월 말 민주당 지지율을 비교해보면 약 7~800만 표였습니다. 즉, 당시 당 지도부가 삽질을 통해 날려먹은 표가 이 정도라는 것이지요. 이 전국의 7~800만표가 지역에 골고루 보충되었다면 현재 과반은 민주통합당이었을겁니다.


    결론은 한 마디로 현재 정당 정치에서 정책은 애시당초 없습니다. 지역의 유력 정치인마저도 자신의 개인 정치 철학을 연마하고 고민하기보다는 중앙당에서 내려보내는 정강정책에 의존하는게 현실이지요. 저 같은 놈들이 그 정강정책과 개인적 아이디어를 결합시켜서 공약을 완성해서 교육 시켜주니까요. 참고로 선거가 시작되면 온갖 시민단체에서 정책 질의서가 날라옵니다. 그런데 제가 후보자에게 가져가면 바쁘답니다. 그래서 알아서 처리하라고 하지요. 그래서 제가 처리합니다. 그게 현실이라는 겁니다. 적당히 중앙당 정강에 맞춰 답을 하고, 후보자의 종교가 천주교 같으면 '낙태 절대 반대', '게이는 인정하지만 결혼은 반대' 같이 유연(?)하게 행동합니다.


    오로지 관심사는 조직이었습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중앙당 최고위원이나 당대표 후보군 계파에 도움이 될만한 조직을 양성하고, 실제 당내 선거에서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 관심사지요. 총선 때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경선하신거 아시죠? 그때 걔들한테 요구한 것은 다름 아닌 "너 몇 표 확보할 수 있냐?"였습니다. 그래서 1위한 김광진 현 국회의원은 3천 표가 조금 안 되는 것으로 1위가 되어서 비례대표 당선되었지요. 새내기 정치인에게 정책과 가치보다는 조직을 묻는게 민주당의 현실이라는 겁니다. 당연히 조직은 떡고물 확보에 있어서 급행열차 티켓입니다. 마치 가라앉는 타이타닉의 모자란 구명정을 탈 수 있는 특권같은게 당내 조직인 셈이지요. 당이 패배해도 사실 중앙당 쪽 사람은 별 신경 안 쓴다는겁니다. 자기는 살 수 있으니까요. 어차피 우리나라의 정치 지형에서 통진당처럼 소수당이 많아서 결과적으로는 사람들이 새누리 또는 민주당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마지노선은 있다는 것이지요. 그게 현재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안일함이자 한계, 폐단인 것입니다. 민주통합당의 당비 예산에서 8할은 중앙당이고 2할은 지역당에 배분됩니다. 


    즉, 부산이나 경남, 경북, 강원, 충청 지역에서 패배를 하면서도 꾸준히 도전하는 민주당 후보들은 거의 희생이라고 봐야하는거죠. 지원사격도 못 받는데, 오로지 지 능력으로 돌파해야 하는 과제가 부여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김부겸 전 의원 같은 사람이 대구 출마한다고 했을 때, 박수를 받는 것이지요. 그런 상황에서 친노 계파가 부산지역을 홀라당 공천으로 먹어버렸을 때 민주통합당 지역당 출신들이 어떤 기분이었을지 상상해보십시오. 부산지역 지지율을 45% 가량 끌어올린 마당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조경태 사하구 의원 같은 경우에는 대놓고 문재인 후보와 거리를 둡니다. '보태준 것도 없는데 어쩌라는거냐' 라는 식이지요. 


    솔직하게 말해서 전 정책보좌를 하면서 유시민처럼 직접 책을 쓸 수 있는 후보자를 만나는게 소원이었습니다. 그래야 대화를 하기 전에 후보자와 정책보좌 사이에 소통이라는게 되거든요. 그 다음 대화를 통해 적합한 연설문이나 정책이 탄생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불행히도 그렇지 못 했어요. 후보자의 저서를 읽고 든 생각은.... "어쩌란;;;;" 이었습니다. 대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딱히 시대 정신에 부합하는 가치도 발견 못 했기 때문이지요.


    기존 정당 정치인이 이 지경인데, 무소속 정치인이 자신의 정책을 당당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큰 호감 요소입니다.

    정강 정책을 앵무새처럼 자기 자서전에 넣는 놈들이 천지인데 말이지요. 게다가 정책보다는 떡고물과 전리품을 먼저 생각하는 마당에 말입니다.


    "빚진 게 없는 대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습니다"


    이 말이 안철수 후보의 출마 선언문에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하지요. 여기서 빚이란 '조직의 도움이 없다'는 뜻입니다. 당연히 조직이 관여되지 않으니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사후 공직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저 같이 캠프 생활을 한 사람에서는 이건 특별한 메세지가 아니고, 그냥 상식적인거고 합리적인 말입니다. 


    게다가  


    "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리면서 통합을 외치는 것은 위선"


    이라는 말도 딱히 특별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말이지요.

    중위투표자 이론을 생각해보십시오. 정치적 가치관은 별개로 민주주의는 다수의 힘이 중요한 법입니다. 다수를 포섭할 수 있는 정책 방향성만이 선거에 이길 수 있는 밑거름이고, 그러한 정치 철학과 정책이 승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새누리당이 좌클릭했다고 차별성을 위해 더 좌클릭하는 병맛크리를 본 저로서는 딱히 이상할 것이 없는 말이었습니다. 다만 저는 '통합'이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유 민주주의'에 따르면 말이지요. 뒤에 '청산과 화해'라는 말을 붙였으면 더 멋있었겠지만 말이지요.


    아무튼 전 총선 선거 캠프를 거치면서 모 대권 후보 캠프에 참여할지 여부를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총선 당시의 제가 있던 캠프를 생각해보았지요.


    지역 유력자들에게 무슨 위원장 직함을 남발하고, 명령선과 결제선이 엉망인 내부 실무진.... 자원봉사자를 쓰니까 감수한다치더라도 책임감 없는 행태들 때문에 무진장 개고생했습니다. 정책 보좌라서 내가 정책 결정하는데, 명예직인 인간들이 감놔라 배놔라하는건 무슨 일인지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제 나이가 캠프에서는 아주 아주 어린 셈입니다. 대체로 정책이나 언론 보좌는 40~50대가 하는데, 30대 초반에 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공식 직함은 정책실장이지요. 제 위에는 본부장 하나 뿐입니다. 나머진 다 밑이고, 홍보건 조직이건 사실 제 지시를 받아야 하는 것이지요. 다만 제가 너무 겸손을 떨었던 탓인지 아니면 나이가 어려서 경륜이 부족했던 탓인지 좀 개판이되었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삼국지에 나오는 '허유'였던 것입니다.


    한 마디로 '내가 난데' 자기가 마치 후보자 친인척, 아주 최측근이 되는 마냥 실무에 개입하는것이지요. 심지어 친족이 실제로 개입하면서부터 아주 환멸까지 느꼈었습니다. 그때 결별을 준비하면서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건 조율 능력인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지요. 


    그래서 저는 모 대권 캠프에 갈지 여부를 결정할 때 이 경험에 따른 인선을 요구했었습니다.


    실무진과 명예직은 완전히 구분하고, 아주 중요한 회의가 아니면 얼굴 맞대고 회의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고, 참견도 안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죠.


    영화 <킹메이커> 보신 분이라면 미국 대권 후보 경선 캠프를 기억하실 겁니다.


    진짜 책임제 중요 실무 직함은 5명 이내죠. 나머지는 인턴과 자원봉사자로 구성되는데,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제외하고 중요 회의는 3인 이내에 처리합니다. 정책보좌, 본부장, 후보 딱 세사람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캠프 인선을 보면 온갖 잡상인이 다 들어옵니다. 게다가 연령대도 매우 높아서 거기서 나오는 전략과 아이디어는 후줄근함 그 자체이지요. 


    그래서 민주당 모 대권 후보 캠프 인선 전에 대통령 예비후보자는 10명의 유급 사무원을 둘 수 있음을 고려해서 일에 책임질 10명만 딱 2~30대로 구성하고, 나머지 명예직과는 완전히 구별되는 캠프를 요구했었습니다. 하지만 통용되지 않았었죠.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지만 선거가 되면 정책보좌나 수행보좌 전화로 잡상인들이 전화를 합니다. 그것도 짜증나서 돈이 들더라도 내부 핵심 참모들만 쓰는 임대폰 마련해서 업무는 이를 통해서만 연락하자고 요청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기성정치인이라서 그런지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선거 캠프에 공통적인 특징이 하나 있다면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간다'입니다. 이건 조직을 중요시하는 모든 후보에게 나타나는 공통적 폐단이지요.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정치인에게서 연설보다 중요한게 인맥이자 조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체로 정책보다는 당내 조직과 계파 싸움을 더 선호하지요.


    안철수 후보가 '빚을 진게 없다'라는 말.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대부분 정치인들은 선출되기 전 이 조직 선거의 함정에 빠지면서 '빚을 집니다'.

    다른 이들의 명성을 빌려서 표를 획득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답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후보자는 분명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베어내어야 할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선거 당시의 이미지와 갈등을 방지하고자 사태를 묵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그 '허유' 같은 사람들이 민폐를 끼칠 때 발생하지요. 심지어 당선이 어느 정도 보장되면 자기 친족을 데려와 보좌관이나 비서관으로 삼아달라고 청탁까지 합니다. 저 같은 정책 보좌들은 안 바란다면 솔직히 거짓말입니다만은 선거 이후까지 꾸역 꾸역 참지요. 합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 논공행상은 전쟁 끝에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실상 선출 후의 일은 계약관계에 의해 인턴이 정규직이 되는 것처럼 여기기 때문에 그 사이에 누군가 줄타기로 끼여들면 불쾌한 것이 사실이지요. 참으로 웃긴게 이런 청탁이 벌어지면 소위 뭣 도 안 되는 조그마한 캠프에서도 계파가 형성된다는 점입니다.


    사람 사는게 다 그래요.


    그래서 저 같은 사람에게 안철수 후보의 '빚을 진게 없으니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지 않겠다'라는 것도 감동으로 다가올 수 밖에요. 진짜 원했던 상식과 합리적이라는게 그런 것이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명예직으로서 조직으로서 도움을 주는 외부에 대해서 공직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이 점에 대해서 약간 우려스러운 마음도 있습니다. 아래에 왜 그런지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먼저 정치개혁은 선거과정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라는 말의 진의를 이제 이해하실 겁니다.

    바로 정치인 탄생의 태생적 한계를 가지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권력 창출의 족쇄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고...

    선거 캠프를 경험해본 저로서는 안철수 후보가 '핵심'을 알고 있다는 인상마저 느끼게 하더군요.


    조선 태종이 세종을 세자로 세우면서 했던 말 기억하십니까?


    "정치의 大體대체를 안다"


    바로 그 '대체'를 알고 있다는 말입니다. 박근혜가 이야기하는 내공이니 사람들이 말하는 정치공학이 아닌 정치의 가장 근본이 되는 '대체'를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권력 쟁취에 눈이 멀어서 부당한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즉, 개혁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정치적 선택의 자유를 얻는다는 것이지요. 


    저는 민주당 지지자 이전에 열린우리당 당원이었고, 노사모였습니다. 20대에 아무것도 모를 때, 그들을 지지하면서 왜 사람들은 개혁을 말하면서 한계에 봉착하느냐를 고민했지요. 막상 선거 캠프가 끝나고 나를 반성하면 큰 역사 의식을 잊고, 단기적 결정으로 오판을 했던 것을 곱씹어봅니다. '권력', '득표'를 위한 그 무리수들이 언젠가는 다시 족쇄가 되어 올텐데 말로 개혁을 외치면 뭘하냐는 것이지요.


    인류 역사상 개혁이 화두가 되지 않은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개혁을 진짜 이룬 사람은 아주 극소수입니다. 저는 그들의 공통점을 '정치적 선택의 자유'에서 발견합니다. 그리고 현실 권력에서 소외되었던 한계가 표출될 때 이루어졌지요. 즉, 기득권이 아닌 자들에게서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6두품(물론 천민은 아니지만)', '신진사대부', '부르주아' 이런 계층의 공통점은 아주 서민이나 천민 계층은 아니지만 정치적 한게를 깨달은 당시의 지식인 계층이었다는 사실이지요. 그들이 투쟁한 것은 합리적 권력 체계였습니다. 비교적 크게 잃을 것이 없으니 정치적 자유가 있었던 계층이기도 하지요.


    민주당과 새누리당 체제.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87체제에서 대한민국 개혁은 사실 꿈과도 같습니다. 심지어 진보라는 통합진보당도 조직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보셨습니다. 이게 구 체제 정당 정치의 모순인 것이지요.


    그래서 사실 민주당 후보들에게 저는 매력을 못 느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려했던 새 시대의 맞형이 아닌 구 시대의 막내가 될 것을 두려워했다는 말 말이지요. 사실 지금 민주당은 구 시대의 막내입니다. 통합진보당의 구 당권파도 이 함정에서 헤어나올 수 없습니다.


    모두 공통점은 국민을 위한 합리적 정책 포지션이 아닌 당권에 의한 전리품 경쟁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송영선 전 의원의 비리가 바로 그런 조직 정치, 당내 당권 정치의 문제입니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들지만 민주당 대통령 경선 당시의 모바일에 대한 후보들의 잡음도 그런 측면에 큽니다. 통합진보당의 구당권파 문제도 결국 댕내 당권 정치의 현상입니다. 어떻게 제가 이들을 지지하겠습니까? 심지어 새로 탄생되는 젊은 정치 유망주(구 당권파의 젊은이들과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들에게도 조직과 당권 정치를 가르치는 세태에서 저는 차라리 해당행위가 될 지언정 무소속을 지지하는 것이지요.


    솔직히 저도 올초에 민주통합당 청년 비례대표 경선 후보였습니다. 정책 보좌 이런 이력 다 숨기고, 얼마나 뜻으로 사람을 가리는지 보고 싶었지요. 하지만 전 에세이 2장으로 튕겼습니다.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폭로와 용기라고 적었거든요. ^^;; 그 탈락자들은 분명 당시에는 부당하다며 난리를 피웠습니다만은 지금은 서로 친목을 다지더군요. 그들은 소위 어른이 되었습니다. 정당 정치에서 필요한 것은 인맥과 조직이라는 점을 깨달았다는 것이지요. 정치인이기 전에 준 정치인부터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때 저는 민주당이 미래를 잘못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목질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개방적이고 보편적인 정당 유망주들이 합쳐져야 진짜 공정하고 합리적인 정치인들이 탄생됩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만의 리그인 셈이지요. 그래서 제게 전화가 오면 '앞으로 연락하지 마세요'를 합니다. 차라리 아웃사이더를 선택한 것이지요. 


    그때 든 생각은 "뭘 위한 정치이지?"라는 것입니다. 권력은 좋은 정책을 투영하기 위한 추진력인 것은 맞는데, 핸들이 없는 자동차를 몰다가는 제 인생도 x될 것 같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정치인들의 탄생에 있어서 어떤 권력 기반이냐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만큼 민심과 대중적 지지도를 바탕으로 한 것은 특정 이해관계가 분산되기 때문에 비교적 족쇄가 없는 것이지요.


    전 조만간 민주당 탈당을 할 생각입니다. 구 시대의 막내가 되기보다는 진짜 힘들고 언제 될지 모르지만 새 시대의 맏형을 비록 제가 되지 못 해도 만드는 일이 있다면 의미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정치란 그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현재 안철수에게 조금 더 끌립니다. 하지만 그를 믿는다고 말하진 않습니다.

    언제나 권력자의 곁에는 폭로자와 내부고발자가 있어야 합니다. 시민의 자유와 선택을 왜곡하는 사람이 있다면 의리와 충성도보다는 폭로가 더 가치롭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안철수 후보가 딜레마에 빠지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사람들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낙관적으로 봅니다만은 저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 두 사람의 정책은 비슷해보일지 몰라도 정치 철학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가 '공직을 거래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단일화 이후에 민주당계 인사에 대한 보은성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이미 선을 그어버렸습니다. 기존 정당정치에 대해서 배수진을 친 것이지요.


    즉, 민주당이 이러한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기존의 계파를 쇄신할 수 있을지 저는 솔직히 의문이 듭니다.

    굳이 안철수 후보에게 전략적 의도가 있다면 박정희-이승만 두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것은 이런 의도(저는 과거에 대한 청산과 화해)라는 생각입니다. 단일화가 되지 않을 시에 새누리당계 지지자들도 포섭하겠다는 의지일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3자 구도로도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절대로 선거시에 조직적 타협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지요. 그의 표면적 뜻만 해석하라는 겁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안철수 후보는 밀월 협상 시도(노무현-정몽준처럼, 당시에 정몽준이 공직을 요구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거부함으로서 지지 철회로 이어졌지요)도 하지 않을 것이며, 입당하여 단일화는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모바일 선거를 주장할 것인데, 안철수 후보는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모바일 선거는 선관위에서도 위탁을 하지 않는 공정성이 결여될 수 있는 투표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단일화를 한다면 오로지 투표소에서 국민경선을 할 겁니다. 여러분들이 직접 투표소로 한 번 가야한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것이 상식이고 원칙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새로운 정당을 창당한다면 모를까 말이죠. 근데 시점상 이건 좀 어려울 듯 싶습니다.


    아무튼 민주당과 단일화가 가능하다면 민주당이 '단일화 후 각료에 대한 지분 요구는 하지 않겠다', '단일화 방식에서 모바일 투표는 빼겠다', '선거 캠프를 합치겠다' 이런 보장이 있을 때 가능할 겁니다. 그리고 그 방식이 확정되어야 입당 후 단일화를 하겠지만 사실 박원순 서울 시장의 민주당내 입지를 보면 아웃사이더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안철수 후보도 입당하더라도 탈당 후 신당 창당은 시간문제입니다. 이런 가능성을 두고 민주당이 쇄신을 할 것인지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만약 안철수 후보가 제가 생각하는 방식과 다른 사람이라면 전 차악을 위해 노력을 해야겠지요.

    그리고 안철수 후보에 대한 딱 한 가지 우려가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잘 인지를 안 하시던데


    결국 이번 대통령 선거도 영남패권주의라는 사실입니다. 후보자 모두 영남이지요. 그만큼 호남은 대한민국 정치에서 소외되어왔습니다. 사실상 민주당 당내 조직도 영남 인사들이 주축이 된 것이 현실이구요.


    어쨌거나 문재인 후보가 승리를 하든 안철수 후보가 승리하든 현재의 야권은 결국에 여당으로서 여소야대로 3년을 보내야 합니다.


    이때 결국 가장 큰 딜레마가 권력 분배에 대한 불안감이지요. 가뜩이나 개혁도 어려운 마당에 있는 권력을 내려놓는다는게 보통 딜레마는 아닙니다. 고려시대 도방 기억하십니까? 정변을 일으켰으나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서는 소수로 결집을 하는 것이지요.


    현대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제는 5년 단임제라 필연적으로 성과주의의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성과주의는 추진력을 극도로 요구하지요. 그때 필요한 것은 추진을 위한 권력 몰입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대표적으로 이 함정에 빠진 정부입니다. 


    안철수 후보나 문재인 후보도 이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권력 통제를 위한 인선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비교적 문재인 후보의 경우에는 민주당의 인재풀로 채울 수 있습니다. 정당이라는 통제 수단도 가지고 있구요. 


    하지만 안철수 후보의 경우에는 대권 이후 이런 통제 수단이 극도로 적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즉, 믿을만한 인선에 대한 유혹인데, 이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의 인맥이 작용하는 경우에는 자칫 청와대 내부 인선이 경남부산 일변도, 서울대 일변도가 될 수도 있고, 소신을 지키는 경우에는 지나친 분산에 의해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요. 이것이 대권 후 안철수 후보의 숙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제 수단을 많이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요. 외부의 권력 견제를 응용하는 방법입니다.)



    그렇다고 문재인 후보가 상황이 그다지 나은 편은 아니지요. 저는 문재인 후보를 불신하는 한 가지 이유가 그가 대권에 나서는 동기 때문입니다. 4월에 그의 캠프와 친노 인사들의 캠프를 모두 가봤지만 하나 같이 노무현 전 대통령 코스프레더군요. 노란색 일변도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캐치프레이즈. 솔직히 저도 친노(?)인지 모르지만 노사모였던 사람으로서 좀 불쾌하더군요. "아니! 정치인이 될 사람들이..."이라는 생각을 하니까요. 


    문재인 후보가 '부패와의 전쟁'을 말할 때 저는 2009년 5월이 떠올랐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말이지요.

    그가 검찰 개혁을 말하긴 하는데, 사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또는 조사)처(이하 공수처) 수장을 누가 임명하느냐는 별로 언급안 했거든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관을 유추해보자면 이 기관의 수장은 대법원장의 추천에 의해 국회가 동의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대법원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런 수단으로서는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입김이 가장 쎄지요. 추천자 목록에 있어서 게이트 키핑이 가능하니까요.


    이때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부패와의 전쟁이 어떨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친 문재인 정부, 반 문재인 정부. 공수처의 수사 대상에 피아가 구분된다는 것은 결국 또 다른 대통령 권력이 탄생함을 의미할 뿐이라는 점입니다. 


    오유에서 어떤 분은 '숙청'을 의미하는데, 저는 그것은 과거 독재 정부에 준하는 문제라고 봅니다. 비록 비리를 저질렀지만 피아가 구분된 처벌과 수사는 결국 과거 조선시대 '사화'와 같은 의미이죠. 독재의 딸이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는 좀 더 나은 일이겠지만 결국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정치 풍토는 정치적 보복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그 우려를 항상 문재인 후보에게 두고 있습니다. 그의 정치적 계기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였기 때문에... 검찰 개혁에 대한 지나친 가치부여 때문입니다. 게다가 당권을 차지하고, 총선 공천과 대통령 경선의 의혹들을 볼 때, 그가 권력을 공정하게 이용할지에 대한 의문이 남기 때문입니다.


    제 친구 중 몇명은 이번 대통령 선거 재미있겠다라고 하기도 하더군요.


    근데 전 하나도 재미없습니다. 사실..


    그만큼 올해 선거는 절박합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과거와의 화해와 청산' 그리고 '대한민국 정치의 표준 모델'을 확립하는 이정표와 같은 해이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면, 사람들은 '반석위에 올렸다'라고 표현하더군요. '수성의 정치인'이라고 하더군요. 제 2의 국가 창업이라고 합니다. 조선시대로 말할 것 같으면 현재는 태종 이방원의 2차 왕자의 난 직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구 시대와 새 시대의 이정표와 같은 시기이지요. 정말 고민하지 않으면 다음 5년과 다음 수십년을 엉망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87년 체제와 어떻게 작별하느냐... 뒤틀어진 과거사와 정치 풍토를 어떻게 변화시키느냐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판이지요. 당연히 재미없습니다.


    그게 다음 세대를 위한 시대적 사명이라고 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다른 의견이 있는 분이 있겠지만 욕하진 말아주세요. 언제나 우리의 적은 권력자니까요. 전 다른 지지자들을 욕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자신이 지지하는 권력자 후보군을 비판 정도는 해보시길 바랍니다. 오히려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의 한계와 정치적 계기를 더 깊이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별개의 이야기 - 네거티브와 정책선거


    제가 오유에서든 MLBPark나 다른 커뮤니티를 가더라도 현재 정치에 대해서 사람들이 가장 큰 비판이 '네거티브 선거'더군요.

    대부분 사람들이 '정책 선거'를 원하지만 정치판은 '네거티브 판'이라 실망스럽다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정책을 담당하는 실무자였지만 네거티브는 필연적 산물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과거 80년대 90년대 선거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진짜 네거티브의 이미지가 맞습니다. 허위 비방과 허위 폭로 같은 마타도어가 많이 있었지요. 어떤 후보는 사생아가 있다느니 같은 경우입니다. 정말 소스의 근본도 없는데 허위사실을 만들어서 폭로하는 것이지요.

    사실 이것은 네거티브도 아니고, 그냥 반칙입니다.


    오늘날 네거티브는 그나마 필요한 네거티브가 많더군요.

    실제로 정치 선진국에서도 네거티브는 많습니다. 다만 후진적 네거티브와 필요한 네거티브의 차이는 '정책과의 부합성 여부', 그리고 '사실에 기초하느냐 여부'입니다.


    예전에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에서 네거티브은 선거의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나경원 후보의 황제 피부마사지가 사실로 밝혀졌지요. 근데 곱씹어보면 왜 이런 네거티브가 나왔을까 입니다.


    이유는 서로 '서민 후보'를 자칭하며, '복지 담론'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그때 후보들이 했던 어필 방법은 서민적 이미지였는데,

    당연히 양 진영에서는 "너는 서민이 아니잖아"라는 정책의 적장자론을 펼치는 것이지요.

    박원순 후보의 병역기피 의혹이나 아들 병역기피 의혹은 이런 계기로 탄생하는 것이었고, 나경원 후보의 사학재단 이사와 피부마사지도 이런 형태의 네거티브입니다. 일종의 정책에 대한 '적장자가 아니다'라는 자격론인 것이지요.


    사실 오늘날 허위사실에 근거하는 네거티브는 선거에서 전혀 소용이 없습니다. 역풍이나 조심해야 하지요.

    그만큼 네거티브가 통용되는 것은 '진실에 기초한 네거티브'입니다.


    김용민 후보가 막말로 표를 잃어버린 것도 그것이 허위사실이 아닌 진실이었고, 본인이 사과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정함으로서 그 네거티브는 빛을 발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안철수 후보에 대한 여러 네거티브는 거짓에 기초하기 때문에 역풍을 받습니다.

    사실 네거티브는 정책 선거의 일부분입니다.


    후보자가 자신이 시대의 적장자를 주장하면서 정당성을 부여할 때, 상대진영은 그 정당성을 공격하는 것이 오늘날의 네거티브이지요.

    저는 별로 걱정 안하는 것이 조금 넓게 보면 그 네거티브가 왜 나왔는지를 보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반대로 현재 벌어지는 정책 담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아무리 개차판이지만 시대에 맞춰서 네거티브는 하거든요. 물론 거짓에 기초해서 스스로 셀프 엿을 드시긴 합니다만은...


    네거티브라고 전혀 실망은 하지 마시라는 뜻입니다.

    그게 어떤 담론과 연결되어있는지 아신다면 정책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사실 저는 박근혜 후보의 사생아 의혹이 진실이라하더라도 그걸로 공격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건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고, 정책과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이지요. 이런 네거티브는 저질입니다. 정책과 관련도 없지요.

    이런 네거티브가 아니라면 네거티브도 선거의 일부로 인정하고 생각하는게 속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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